'NCAA 홈런왕' 알로, "한국에서 소프트볼 위엄 보일 것"

박강현 기자 2022. 9. 1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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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 소프트볼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 때려
"소프트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소프트볼 ‘홈런왕’이 한국을 찾았다.

죠슬린 알로가 지난 6월 여자 대학 월드시리즈(WCWS, Women's College World Series)에서 최우수선수(Most Outstanding Player)상을 받고 승리의 'V자'를 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죠슬린 알로 인스타그램

MLB(미 프로야구) 사무국이 주최하는 ‘FTX MLB 홈런더비 X 서울’(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에 출전차 14일 입국한 죠슬린 알로(24)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활짝 웃으며 한국에서의 4박5일을 만끽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내고, 지금은 캘리포니아에서 살며 아시아 문화에 일찍이 노출된 채 자랐다”며 “K팝(K-Pop)을 좋아하는 이모와 요즈음 간장게장에 부쩍 빠졌다”고 했다.

알로는 현재 소프트볼을 대표하는 강타자다. 올해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를 졸업한 알로는 미국 내의 대학(1280여개) 스포츠를 관리하는 조직인 NCAA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122개)과 누타수(761)를 기록했고, 가장 높은 장타율(0.987)을 올렸다. 그는 NCAA 역사상 세 시즌(2018, 2021, 2022) 동안 각각 30개 이상의 대포를 날린 유일한 선수다. 특히 2020년 2월 21일부터 작년 4월 3일까지 40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는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는 사라 그라지아노(1993~1994, 43경기)에 이어 NCAA에서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알로의 이러한 맹활약에 힘입어 오클라호마주립대는 작년과 올해 여자 대학 월드시리즈(WCWS, Women’s College World Series)에서 우승했다. 알로는 이번 여자 대학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ost Outstanding Player)상을 받는 영예도 누렸다. 알로는 대학을 마치고 현재 전체 1순위로 미 여자 소프트볼 리그(WPF, Women’s Professional Fastpitch)의 ‘스매시 이트 바이퍼스(Smash It Vipers)’에 입단했다. 올해 6월에 시작해 지난달 초에 리그를 마쳤고 현재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

죠슬린 알로(오른쪽)가 'FTX MLB 홈런더비 X 서울' 경기를 앞둔 16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강현 기자

하지만 알로가 처음부터 소프트볼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같은 대학에서 미식축구를 했던 아버지 리바이와 소프트볼을 했던 어머니 안드레아 사이에서 4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격렬한 미식축구보단 부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프트볼을 딸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쳤다. 알로는 “네 살때부터 한 살 위의 언니와 함께 거의 매일 아버지와 근처 공원에서 캐치볼 및 배팅 연습을 했다”며 “퇴근하면 지칠 법도 한데 아버지는 언제나 웃으며 우리와 같이 던지고 쳤다”고 회상했다.

미국 고등학교는 4년제인데, 알로는 고등학교 2학년(Sophomore)까지만 해도 레슬링과 소프트볼을 병행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Junior)때부터 소프트볼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알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레슬링으로 하와이 주(州)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한 뒤 박수칠 때 떠났다”며 “레슬링보단 소프트볼이 내 미래라고 생각해 후회 없이 선택하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알로는 “소프트볼은 내게 무수히 많은 기회를 열어줬고 또 평생 함께할 친구들도 만들게 해줬다”면서도 “소프트볼이 야구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소프트볼을 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 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알로는 이어 “소프트볼이 더 많은 나라에 보급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를 돌며 홍보해야 된다”며 “소프트볼을 위해선 나부터 이를 실천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나는 운좋게도 많은 기회를 접했고, 이를 잡았다”면서 “다양한 배경의 어린 여자 아이들이 나 같은 사람을 보며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이미 소프트볼계를 평정했지만, 알로에겐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작년 도쿄올림픽 땐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알로는 “그게 인생이다”며 “작년엔 아직 대학생이었고 그래서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했다. 다가올 2024년 파리올림픽엔 소프트볼이 종목으로 채택이 안 됐다. 그래서 알로는 2028년을 정조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2028년 하계올림픽은 알로가 현재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LA, Los Angeles)에서 개최된다. 알로는 “이때면 거의 서른이라 소프트볼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들 때다”면서도 “안방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장의 목표는 내일 최대한 홈런을 많이 때려 NCAA 홈런왕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17일 홈런더비를 향한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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