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감독, 학부모 유사강간 혐의 2심도 무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무죄 
횡령 혐의는 무죄에서 유죄로

정종선 전 고교축구연맹 회장이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하고 학부모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정종선(56) 전 고교축구연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1심에서 무죄였던 횡령 혐의가 항소심에선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고법 형사11-3부(부장 김대현)는 16일 유사강간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활동 120시간도 부과했다.

정 전 회장은 2015~2019년 서울 언남고 축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며 학부모들로부터 축구부 운영비 등으로 2억2,3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학부모를 상대로 강제추행과 유사강간을 저지르고, 학부모 후원 총무로부터 성과급 명목으로 800만 원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성폭행 혐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1억여 원을 개인적 용도로 썼지만 사후에 정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에선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학부모 후원 회비는 사용과 정산이 엄격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정 전 회장은 골키퍼 코치 레슨비 등 각종 명목으로 수시로 돈을 걷어 1억여 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에서 유죄가 나왔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금품을 받은 정황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강제추행 등 혐의도 1심과 같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