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위험한 지구, 뭐라도 해보려는 세계 과학자들의 분투[책과 삶]
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김보영 옮김
쌤앤파커스 | 296쪽| 1만8000원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구 공학자들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예일대의 웨이크 스미스와 뉴욕대의 거노트 와그너는 초대형 항공기를 성층권에 띄워 ‘빛 반사 입자’를 살포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약 18㎞ 상공에서 20t 정도의 에어로졸을 뿌려 빛을 반사시키면 지구온난화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방안에 대해 럿거스대 기후학자 앨런 로벅은 “대기 중에 입자를 살포하면 지구가 더는 뜨거워지지 않겠지만, 푸른색이 당연했던 하늘의 색은 살포된 빛 반사 입자로 인해 ‘흰색’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화이트 스카이>는 전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번 책에서 그는 미국, 호주, 아이슬란드 등 여러 지역을 오가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위기 상황을 인류의 지성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과학자들을 조명한다. 인간의 ‘실수’로 유입된 외래 생물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변이로 ‘처리’해보려는 호주의 연구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암석으로 바꿔서 지하에 저장하는 아이슬란드의 한 발전소 등을 찾았다.
저자의 관점은 기술낙관주의도, 기술절망주의도 아니다. 과학기술을 이용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나,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완전히 미친,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라도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니게 된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켜줄 수 있다면 고려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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