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신축 계획, 하루만 철회..尹 "국민 심려끼치는 일 없게 하라"

박소연 기자 2022. 9. 1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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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외빈 접견과 각종 행사 지원을 위한 국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빈관 신축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국익을 높이고 국격에 걸맞은 내외빈 영접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불가피하다"며 "용산 시대에 걸맞은 영빈관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대통령실의 영빈관 신축 예산 편성을 놓고 종일 맹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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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취지 충분히 설명 못해 아쉬움, 즉시 예산안 거둬들이라"..예산안 공개 하루만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외빈 접견과 각종 행사 지원을 위한 국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밤 언론공지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린 이후 대통령실의 자산이 아닌 국가의 미래 자산으로 국격에 걸맞은 행사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이같은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즉시 예산안을 거둬들여 국민께 심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이 오는 2023년 부속시설의 신축 등을 위한 예산 878억6300만원을 편성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영빈관 신축 계획이 알려진 지 만 하루 만에 계획을 전격 철회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당초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국익과 국격의 측면에서 영빈관 신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빈관 신축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국익을 높이고 국격에 걸맞은 내외빈 영접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불가피하다"며 "용산 시대에 걸맞은 영빈관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컨벤션센터와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호텔 등에서 내외빈 행사를 치러본 결과 경호의 어려움이 있고 비용도 추가로 발생하며, 시민 불편도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5월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

당초 인수위원회 시절 대통령실 이전 비용을 400억원대로 발표한 것에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추계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질문엔 "당시 밝힌 비용은 직접 이전 비용"이라며 "영빈관은 대통령실의 확장이 아닌 부속시설"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몇 시간 만에 영빈관 신축 계획을 전향적으로 철회한 것은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이를 추진할 때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대통령실의 영빈관 신축 예산 편성을 놓고 종일 맹공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양치기 예산을 편성해서 가뜩이나 민생고로 힘든 국민을 또다시 속였다. 예결위 심사를 통해 양치기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민 여론에 반하는 예산이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건 우리의 의무"라며 "이런 일이 뭘 급하다고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퍼붓는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비판이 정치 공세라는 공식 입장을 냈지만, 내부에선 곱지 않은 목소리도 새어나왔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은 데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돌연 800억원대 영빈관 신축을 꺼내든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 자산', '국격'을 거론하며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 당초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당초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국가 영빈관'으로 미래의 국가자산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며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면 추진할 수 없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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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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