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경사로·고속주행·비포장길..짜릿한 질주 '어른들의 놀이공원'

최근 개관한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센터' 가보니

현대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고속주회로에서 주행 중인 제네시스 G70. 현대차그룹 제공

태안에 축구장 125개 규모 설치
다양한 주행코스로 차량 테스트
일반인 체험 프로그램 운영도

최근 충남 태안군에 개관한 현대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주요 시설을 지난 15일 체험해봤다. 여의도 면적의 1.5배, 축구장 125개 크기 규모(126만㎡, 약 38만평)인 이곳에는 차량을 테스트하기 위한 ‘다목적 주행코스’, 고속주회로, 마른 노면·젖은 노면, 서킷과 오프로드 코스 등이 갖춰져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오프로드 코스는 마치 어른들의 놀이공원 같았다. 평소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비포장길에서 차량의 한계 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문 운전자가 운전하는 제네시스 GV80의 보조석에 앉아 35도 경사의 가파른 길을 올랐다. 순식간에 아파트 4층 높이에 도달했다. 곧바로 같은 기울기의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놀이공원 ‘청룡열차’가 급하강하기 직전처럼 몸 안의 장기가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큰 돌덩이를 연이어 붙여 놓은 것 같은 바위 코스를 지날 때는 ‘차가 이런 곳도 갈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4개 바퀴 중 2개가 지면에서 떨어져도 GV80은 안정감을 유지했다. 진흙길(머드) 코스를 지날 때는 차를 세우고 차문을 열어봤다. 진흙이 바로 아래 있었고, 바퀴 대부분이 진흙에 빠졌음에도 헛바퀴가 돌지 않았다.

45㎝에 이르는 수로는 생각보다 깊었다. 실제 하천을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60㎝까지는 도강이 가능하다고 했다. 경사 30도의 측면 경사로를 지날 때는 흡사 땅바닥에 도어 유리창이 닿을 듯했다. 경사로를 지날 때는 차가 뒤집어지는 게 아닌가 조마조마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양한 오프로드 코스를 지나면서 ‘도심에서만 GV80을 타는 건 소 잡는 칼로 닭만 잡는 격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하비, 팰리세이드도 모두 같은 코스 운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차고가 낮은 GV70이나 투싼은 이보다 낮은 단계의 오프로드 코스에서 운행이 가능하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에 올라 서킷과 고속주회로를 달릴 때는 속도감에 어지러움증마저 느껴졌다. 다목적 주행코스에서는 차량을 직접 몰아볼 수 있었는데, 아반떼N, G70 등 고성능 차량의 강렬한 배기음을 들으며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는 맛은 짜릿하기까지했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16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1만5000명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리 차량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일부 코스는 직접 운전을 하거나 전문 드라이버 옆좌석에 타는 택시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