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최근 수복 이지움서 집단 매장지 발견"

시신 1000구 이상, 부차보다 심각
철수 러시아군, 또 학살 만행 의심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15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이지움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된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군인의 무덤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자국군이 수복한 동북부 전략적 요충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집단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명확하고 검증된 정보가 내일이면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던 도시를 언급하며 러시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수행해 지난 14일 이지움을 방문했던 안톤 게라슈첸코 보좌관도 지난주 이지움이 해방된 이후 약 100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이미 1000구 정도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이곳의 비극이 부차보다 더 심하다”고 말했다. 키이우 주변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이 철수한 지난 3월 말 최소 458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바르클리아에서도 러시아군이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와 살인을 저질렀다는 주민의 증언들이 잇따라 나왔다.

세르히 볼비노우 하르키우 지역 경찰 수사국장은 시신을 감식 중이라면서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지움의 집단매장지가 “지금까지 해방된 도시에서 발견된 가장 큰 매장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하르키우주에서 이지움 등 전략적 요충지를 탈환하며 러시아군을 하르키우주에서 사실상 내몰았다. 반년 가까이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이지움은 포격과 미사일 공격 등으로 군사시설뿐 아니라 주거지역까지 파괴된 상태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