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층간소음 해결 못하나, 안 하나
칼과 도마 등 주방 기구가 멋진 악기가 돼 무려 25년간 장기공연을 하고 있는 비언어극 '난타'.
사물놀이 리듬을 서양의 뮤지컬 형식에 접목한 이 공연을 보면, 국적 나이 성별을 초월해 저절로 흥겨운 어깨춤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만일 아파트 이웃집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면 어떨까요? 아마 귓전을 난타하는 소음에 고통과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할 겁니다.
'정부가 나서서 주민들의 갈등을 없애고, 국민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층간소음 감소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정부가 층간소음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골자는 층간소음 저감 매트를 설치하는 기존 주택 소유자에겐 최대 300만 원까지 융자해주고, 신축 아파트의 바닥 두께를 기존 210mm보다 더 두껍게 하면 비용을 분양가에 가산해줄 뿐 아니라, 높이 제한도 완화해주고, 완공 후 방음 우수기업으로 판단되면 분양 수수료를 최대 30%를 할인해주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정부 말대로 바닥 두께를 두껍게 해서 해결될 문제가 맞을까요.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바닥 두께는 최초 120mm에서 150mm, 180mm를 거쳐 현행 210mm에 이른 상태거든요. 여기서 또 좀 더 두껍게 한들 층간소음이 얼마나 획기적으로 줄어들까에 대해선 제대로 된 연구 자료도 없습니다.
정부는 이걸 대책으로 내놓고 나서, 그다음에 층간소음 절감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순서가 바뀐 거 맞지요?
세계 최고의 건설시공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으로서는 층간소음 해결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고,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고도 찾지 않는 것이란 말도 나옵니다.
이제 정부는 기업이 그 방법을 찾아내도록 과감히 시장을 개방해 근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입주민 눈을 속이는 부실 공사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더 강한 행정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방법은 없는 게 아니라 안 찾는 게 아닐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층간소음 해결 못하나, 안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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