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열 3위' 리잔수, 김진표 의장 만나 사드·반도체 동맹 불만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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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후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6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사드(THAAD)·반도체 동맹과 관련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리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 의장과의 회담에서 소위 '칩(Chip)4'로 불리는 반도체 동맹에 대해 "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 공급망 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위원장은 회담 후 김 의장과의 공동 언론발표에서도 "양측이 공급망 등을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 질 높은 통합 발전을 실현할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리 위원장은 사드와 관련해서도 "이것은 (미국이) 중국을 협박해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불순한 의도"라며 "양국 간 외교장관들이 사드 문제에 대해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협의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측이 북한 관심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를 수단으로 한미일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세 악화를 방지하려면 미국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보이고 (북한의) 대항을 부추기거나 미국 이익을 도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장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사드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 제 3국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 문제도 해결될 것이므로 북한이 대화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동맹 등과 관련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의 원칙 아래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적 번영을 이끌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한·중 경제의 상호의존성을 고려해 중국을 배제하는 집단으로 발전해서는 안 되며, 한중 간에도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FTA 등 다층적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공개 회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리 위원장과 김 의장이 사드와 반도체 동맹 등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중국 측이 원론적인 차원에서 우려를 전달했고 그에 대해 우리 측도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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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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