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회 스토킹에도 '불구속'..보복 범죄 기회 줬다
[앵커]
신당역 살인 사건 피의자 전 모 씨의 스토킹 범죄는 3년 가까이 집요하게 이어졌습니다.
피해자에게 3백 차례 넘게 문자 등을 보내며 괴롭혔고, 온갖 협박까지 했는데도 구속은 되지 않았습니다.
2번의 고소와 재판에도 불구속 상태를 유지했던 전 씨, 결국 '보복 범죄'의 기회를 준 거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윤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 씨가 직장 동료였던 피해자를 괴롭히기 시작한 건 입사 1년여 뒤부텁니다.
만나달라고 조르다가, 나중에는 불법 촬영물을 빌미로 협박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자, SNS를 가리지 않는 집요한 연락은 350차례 넘게 이어졌습니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지난해 10월 전 씨를 고소했고, 경찰이 이튿날 긴급 체포까지 했지만 구속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그렇게 풀려나자, 이번엔, 합의해 달라는 종용이 뒤따랐습니다.
올 2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피해자가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소해, 전 씨는 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를 집요하게 괴롭힌 혐의로 2번이나 입건됐지만 모두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실상의 보복범죄를 일으킬 기회를 제공해준 셈입니다.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김병찬', 마찬가지로 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의 가족을 해친 이석준, 또 연락을 거부하던 피해자를 찾아가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 사건 등 스토킹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던 패턴이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된 겁니다.
현행법은 구속 사유를 주거 부정과 증거 인멸, 도주 우려 등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신진희/변호사 :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는 2차 가해 우려도 고려의 대상은 돼요. 문제는 그게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가해 우려, 가해자의 폭행이나 이런 폭력적인 전과 이런 것들을 주요 쟁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형사소송법상 보복 범죄를 고려사항이 아니라, 명시적인 구속 요건에 규정해야 한다는 법안도 국회 발의는 돼 있지만, 아직 상임위 논의도 하기 전입니다.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보복범죄는 2020년 295건에서 2021년 431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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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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