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뷰] 탄소중립 깃든 '착한' 비닐봉투,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포장재
[편집자주] 수많은 스타트업이 소비자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열정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여건상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임에도 제대로 알리지 못해 이내 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본지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수 스타트업을 엄선해, 이들의 열정과 도전의 결과를 독자들에게 전하려 합니다. 이들이 꿈꾸는 혁신을 미리 만나 보세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대인이 이용하는 문명의 이기 중 상당수는 막대한 탄소(온실가스) 배출을 유발한다. 자원을 채굴하는 과정은 물론, 이를 가공하는 과정,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탄소 배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 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탄소를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이미 배출된 탄소도 제거하고자 노력하는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에는 국제기구나 정부에서 탄소중립 캠페인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기업 및 일반 소비자들도 적극 참여하는 추세다.
이러한 움직임은 재무적 성과를 넘어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까지 반영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대세로 떠오른 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고, 또 기업은 이에 발맞춰 탄소중립 행보를 강화하게 되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각종 제품의 보관 및 배송에 이용되는 포장재 관련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포장재 역시 생산 및 이용, 그리고 폐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포장재가 친환경적이고 탄소중립에 기여하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몇몇 관련기업에선 자사에서 이용하는 포장재가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같이 손잡고 본격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한다. 친환경 포장재 전문 플랫폼인 ‘칼렛스토어’를 운영하는 칼렛바이오, 그리고 그 파트너사들이 선보인 ‘스텝포넷제로(Step for Net Zero)’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텝포넷제로(Step for Net Zero), 무슨 뜻?
기업이나 개인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일부 활동은 기후 변화와 관련된 탄소 배출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라고 하며, 스텝포넷제로는 탄소의 배출량과 감소량을 합친 순수 값(NET)을 0에 가깝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스텝포넷제로 로고는 위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포장재에 부여되며, 종이나 친환경 플라스틱 재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속비닐’과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택배봉투’도 그 중의 하나다.
참고로 제품에 찍힌 스텝포넷제로 로고 하단의 구분 기호를 보면 제품의 소재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제품 소재명(BIOPLASTIC, MIXED PAPER 등), 그리고 생산 년월(2203, 2204 등), 그리고 소재 분류 코드(0n-페이퍼. 1n - 바이오 플라스틱, 2n – 바이오매스, 3n – 단일소재, 4n - 리사이클 페트 등)이다.
가장 주목할 건 역시 소재 분류 코드인데, 이번 리뷰에서 살펴본 두 제품은 모두 2n 분류 코드를 부여받은 바이오매스 기반의 제품이다.
친환경 품은 1차 포장재,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속비닐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속비닐은 이름 그대로 외부 포장재 내부에 담긴 제품을 1차적으로 감싸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비닐 포장재다. ‘친환경 반투명 속비닐’이라는 이름으로 칼렛스토어에서 팔리고 있으며, 포장재의 크기는 11x17cm(미니), 17x25cm(특소), 25x35cm(소), 32x40cm(중), 38x47츠(대) 등 다양한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반투명’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안에 담긴 제품의 윤곽을 대강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투명도를 가지고 있으며, 포장재 상단에는 4cm 남짓 너비의 마감용 덮개 부분과 더불어 담긴 제품이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대전 방지용 접착 테이프가 붙어있다.
의류 배송에 최적,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택배봉투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택배봉투도 구성은 비슷하다. 칼렛스토어에서 ‘친환경 택배봉투’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은 의류와 같은 제품을 배송하고자 할 때 포장용으로 적합하며, 25x35cm(소), 32x40cm(중), 38x47cm(대), 45x58cm(특대) 사이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4cm 남짓 너비의 마감용 덮개 부분과 접착 테이프를 적용한 점 등은 앞서 소개한 속비닐 제품과 비슷하다. 하지만 내부가 아닌 외부 포장용 제품인 만큼, 보안성이나 내구성 면에서 좀더 강화되었다. 우선 이중합지 구조를 적용해 속비닐에 비해 좀더 두꺼우며, 내부에 담긴 제품을 볼 수 없는 불투명 색상이다. 이와 더불어 마감용 덮개에 접착력이 강한 핫멜트 접착제를 적용하여 좀 더 단단히 내부 제품을 보호한다.
친환경 제품이지만 일반 비닐에 가까운 내구성과 강도
이들 두 제품은 얼핏 보기에는 흔히 쓰던 일반 비닐 포장재와 큰 차이가 없다. 촉감도 일반 비닐과 다를 바 없고 강도 역시 그러하다. 대표적인 친환경 포장재로 알려진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반의 비닐 포장재의 경우, 내구성과 강도가 약해서 좀 무거운 제품을 넣으면 잘 찢어지기도 하고 이용 기간이 길면 너덜너덜해지기도 하는데,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속비닐과 택배봉투는 그렇지 않다.
특히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택배봉투의 경우, 비닐 포장재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가장자리 부분의 내구성이 좋아 이 부분을 중심에 두고 양쪽으로 잡아당겨도 잘 찢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참고로 이들 두 제품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EL727 바이오매스 수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사탕수수, 전분등 생물자원에서 얻은 원료를 가공해 얻은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20% 이상 적용한 제품임을 의미한다. 특히 스텝포넷제로 제품군은 인증 기준은 20% 보다 높은 25% 수준의 바이오매스 함량을 갖춘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이 제품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EL724)인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내구성 문제가 있어 제품을 견고하게 보호해야 하는 속비닐이나 택배봉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앞서 말한 것처럼 사탕수수, 전분 기반의 바이오매스는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므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공기 중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흡수,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제품은 폐기 후 소각에 의한 바이오 에너지 생산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반 플라스틱 대비 적은 유해물질을 덜 배출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는 다른 방법으로 탄소중립에 이바지하고 있는 건 확실한 셈이다.
비닐봉투 하나로 실천하는 참 쉬운 탄소중립
당장 이윤을 좀 더 얻기 위해, 혹은 귀찮아서 아무 제품이나 팔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요즘은 기업은 물론, 소비자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다만,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더 친환경적인지, 그리고 어떤 성격의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는 지 등은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살펴본 스텝포넷제로 바이오매스 포장재의 경우, 제품의 원료 수습 및 생산 과정, 그리고 이용 및 폐기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제품이며, 기존의 일반 비닐 포장재 수준의 내구성과 활용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 때문에 제품 이용 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참고로, 스텝포넷제로 제도는 올해 3월에 첫 시행되었으며, 9월 현재, 칼렛바이오 외에 ‘Achim’, ‘AKRIS’, ‘초필당’, ‘convenii’, ‘CODFREAK’, ‘협동조합곰네들’, ‘패스켓’, ‘대구경북능금농협’, ‘신선한주방’ 등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ESG 경영을 지향하는 기업들의 협동 캠페인에 가깝지만, 향후 공식 환경정책인증마크로 승격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칼렛바이오는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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