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어쩌나?.."국내 주력산업 타격"
[앵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압박하면서 올겨울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급이 중단되면 유럽의 생산 차질 여파가 우리나라에 미쳐서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주력 산업이 타격받을 수 있습니다.
보도에 박홍구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이 제재 수위를 높이자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무기로 맞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가스에 가격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하자 푸틴은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누군가 계약에 어긋나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린 계약을 무시할 겁니다. 우리의 경제적 이익에 반한다면 가스와 석유, 석탄, 난방용 기름 등 그 어떤 것도 공급하지 않을 겁니다.]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현실화되면 유럽 국가들의 생산활동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따라 유럽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다행히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ASML과 미리 협력체계를 구축해 놓았지만, 노광장비에 들어가는 렌즈 부품은 독일에서 생산하는 등 공급망 구조가 복잡합니다.
[김남주 /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 독일의 광학기기 쪽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ASML 사에서 제조장비를 만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지금도 공급 불안이 계속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독일과 네덜란드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은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켜 국내 완성차 생산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항구 /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 현대차는 독일의 인피니언에서 대부분을 들여오거든요. 유럽에서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제조공장들이 겨울에 에너지 공급난으로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대기시간이 계속 길어지는 그런 현상이 지속할 걸로 보는 거죠.]
이번 조사를 맡은 한국은행 동향분석팀은 조선과 화학, 철강업종도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충격이 있을 수 있다며 재고 물량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YTN 박홍구 (hk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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