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장 "中이 신뢰 저버려"..외교부 "연표 철거는 해결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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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중국이 한국의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삭제한 것에 대해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중국을) 신뢰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중국에 즉각 시정 조치를 요구한 외교부는 중국 박물관 측이 내용 수정이 아닌 연표 철거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만족할 만한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후속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16일 외교부와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 측은 역사 왜곡에 대한 우리 정부의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 요구에 하루 만인 15일 오후 전시장 내 한국사 연표를 철거했습니다.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우리 정부에 사과를 하거나 연표를 수정한 것이 아니어서 임시방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채널A와 통화에서 "(준비 과정에서) 중국 측이 먼저 한국사 연표를 요구했고 (우리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전제로 고구려와 발해 건국 연도를 포함한 자료를 보낸 것"이라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베이징 등이 봉쇄가 된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유물 호송관이 중국으로 갈 수 없게 되자 중국 측의 요청으로 전시 자료만 항공편으로 보냈습니다.
현재 전시장에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의 역사 연표도 모두 철거된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16일 오후 채널A 취재진이 전시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을 찾아 살펴본 결과 연표가 걸려 있던 장소에는 빨간 벽지만 남아 있었습니다. 유물 등 전시품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윤 관장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연표도 철거했다는 것은 사실상 (한국의 역사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측의 대응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뒷북 대응' 논란이 일자 외교부도 추가 대응을 검토 중입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채널A에 "(연표 철거 조치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후속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정된 연표 게시를 추가로 요구할 지 여부에 대해선 "(전시 기간의) 시간적 제약이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 박물관이 주도해 교섭해야하고 외교 채널에서도 적절히 개입해 지원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展)'으로 한중일 3국의 청동기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7월26일부터 개최된 전시는 10월 9일까지 이어집니다.
이다해 기자 cando@ichannela.com
베이징 공태현 특파원 bal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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