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샤르트르 대성당 유작 남기고..영원의 세계로 떠난 '빛의 구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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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구도자'로 불리며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화가 방혜자가 1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평생 '빛'을 주제로 작업해 세계 화단에선 그를 '빛의 구도자'로 불렀다.
빛, 생명,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해 이 성당 참사회의실 내부에 걸렸다.
그의 그림을 본 유럽 천체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수백 년간 연구한 우주 속 빛의 입자를 동양의 한 화가가 그림으로 정확히 구현해냈냐"고 물으며 그를 찾아온 일화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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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 화가 방혜자 씨 별세
‘빛의 구도자’로 불리며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화가 방혜자가 1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1961년부터 프랑스에 거주해온 방 화백은 이날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파리의 한 병원에서 영면했다고 유족이 밝혔다. 방 화백은 한국적인 자연채색의 대가로 대형 추상 작품들을 남겼다. 생전에 세계 각지에서 120여 회에 걸쳐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다. 평생 ‘빛’을 주제로 작업해 세계 화단에선 그를 ‘빛의 구도자’로 불렀다.
유작으로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4점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인 샤르트르 대성당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성지다. 2018년 3월 방 화백의 작품이 영구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빛, 생명,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해 이 성당 참사회의실 내부에 걸렸다. 성당은 방 화백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공식 기념식을 올해 하반기로 미뤄왔다.
방 화백은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파리 국립미술학교와 파리 국립응용미술학교를 다녔다. 당시 대한민국 국비 장학생 1호였다. 경기 고양군 능동(현재 서울) 아차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난 방 화백은 맑은 개울 속에 잠겨 있던 자갈의 투명한 빛에서 처음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파리 유학 시절 초기는 빵 한 조각으로 하루를 버티며 그림을 그릴 만큼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1967년 첫 개인전에서 대부분의 그림이 팔렸을 만큼 초기부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첫 전시에서 만난 프랑스 미술평론가협회 회장이자 미술사가인 피에르 쿠르티용은 91세로 일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방 화백을 후원하기도 했다.
그는 근현대 미술사에 빼놓을 수 없는 1세대 여류 화가로 평가받는다. 수많은 예술가, 종교인과 교류했다. 서울대 미대 재학 시절 당시 교수이던 장욱진 화백에게 그림을 배웠다.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 뒤 파리행 항공료를 모으기 위해 개최한 국내 첫 개인전에는 박수근 선생, 법정 스님 등이 찾았다. 법정 스님은 방명록에 마음을 그리는 화가라는 뜻의 ‘심여화사(心如畵師)’라는 글씨를 써주기도 했다. 법정 스님과의 인연은 파리 길상사 후불탱화(불상 뒤에 자리하는 그림) 작업으로 이어졌다.
방 화백은 한지, 닥종이, 황토 등 한국의 전통 소재에 서양의 기법을 더해 빛을 그렸다. 종이의 앞과 뒤에 그려내 물감이 번지고 배어 나오는 과정을 담았다. 그의 그림을 본 유럽 천체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수백 년간 연구한 우주 속 빛의 입자를 동양의 한 화가가 그림으로 정확히 구현해냈냐”고 물으며 그를 찾아온 일화도 유명하다.
1967년 파리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교수이자 저명한 한국학자이던 알렉상드르 기유모즈와 결혼했다. 남편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들과 딸이 있다. 장례식은 21일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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