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숨은 수혜주' 로봇주 파워 UP

심기문 기자 2022. 9. 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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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자국내 생산시설 투자유도에
국내기업 로봇설비 확대 기대
에스피지 이달 28% 고공비행
레인보우로보틱스도 14% '쑥'
중권가 "기술력 갖춘 종목 주목"
[서울경제]

로봇 관련주가 이달 들어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숨은 수혜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로봇 시장의 규모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산업이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국내 로봇 기업들도 IRA를 기회로 시장 지배력을 서서히 높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로봇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는 등 향후 수급 효과까지 기대되는 만큼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피지(058610)는 전날보다 250원(1.22%) 오른 2만 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장중 2만 1350원까지 주가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주가 상승률은 28%에 이른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역시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이날은 전날보다 1.94% 하락한 수준에서 마감했지만 장 초반 8.89%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이달 들어 주가가 14.61% 올랐다. 이밖에 유일로보틱스(388720)도 이달 3%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3% 가까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로봇 관련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국 IRA를 기회 삼아 로봇 시장이 외형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IRA 법안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시설 투자를 진행하도록 유도하는데 생산 시설을 새로 꾸리면서 로봇 자동화 설비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IRA가 미국으로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고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향 투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과 함께 생산 시설에 투입될 로봇 자동화 설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로봇 시장에서 지배력이 약했던 국내 기업들이 IRA를 기점으로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주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그간 일본 기업이 휘어잡고 있던 정밀 감속기 등 로봇 부품 시장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일본 기업인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HDS)은 소형 정밀 감속기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부품 수요가 폭증하자 HDS가 모든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고 대체 부품 공급 기업들에는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감속기는 로봇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최대 40%에 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증권가는 글로벌 로봇용 감속기 시장 규모가 2020년 1조 7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2조 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는 에스피지·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국내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점차 커지는 로봇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키워갈 힘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로봇 관련주의 주가가 같은 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에스피지 등 주요 기업들이 큰 성장률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피지와 에스비비테크 등이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후발 주자들이 공급 레퍼런스를 쌓고 신뢰도를 높여간다면 10년 후 소형 정밀 감속기 시장의 판도는 일본 기업의 독주 체제에서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로봇 ETF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소형주 위주의 로봇 관련주가 단기적인 주가 급등락세를 나타냈지만 패시브 펀드의 자금이 유입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향후 로봇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나오게 되고 금융 지원도 언급이 된다면 관련 금융 상품 출시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ETF 출시는 수급 효과의 시작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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