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핫플 구경시켜주는 수원 투명버스..무료예약 가능하다는데
'XR버스 1795행' 타보니
창밖 풍경·3D영상 어우러져
관광지마다 미디어 아트쇼
성곽 근처선 건축기법 소개
무용수 나타나 화려한 부채춤
산수화같은 색감도 '눈길'
경기도 수원화성 앞에서 올라탄 관광버스가 출발하자 투명한 창문이 어느새 조선시대 회화로 바뀌었다. 화려한 미디어아트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졌다. 그렇게 정조대왕의 화성행차 길을 따라 시공간을 뛰어넘은 여행이 시작됐다. 수원시가 7월 말부터 운영하고 있는 'XR모빌리티 버스'에 지난 15일 탑승했다. 평범한 관광버스처럼 보이지만, 이 버스는 유리창이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만들어졌다. 평소에는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필요할 때는 영상이 표출돼 버스 탑승객에게 '확장현실(XR)' 경험을 제공한다.
'XR버스 1795행'이라는 이름의 이 버스는 1795년 조선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화성행궁에 행차했던 '을묘원행' 발자취를 따라간다. 버스에 탑승하자 정조의 화성행차를 그려낸 미디어아트가 승객을 맞이했다. 오색단청의 옷을 입은 궁중 무용수들이 부채춤을 추고, 백성들이 불꽃놀이를 즐기는 등 백성들과 함께 행차를 즐긴 정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 영상관에서 전시되는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로, XR버스에 탑승하면 투명 OLED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두 번째 코스는 장안문을 지나 용연과 창룡문을 거쳤다. 이곳에선 화성 축성에 이용된 거중기, 유형거, 녹로 등 조선의 건축 기구가 소개된다. 투명 OLED 화면은 바깥의 성곽을 비추면서, 거중기의 원리와 작동 모습을 증강현실(AR) 방식으로 보여준다. 스크린 속 거중기로 차창 밖 실제 성곽에 벽돌이 쌓이는 모습이 겹쳐지며 XR 체험을 제공한다.
OLED의 선명한 화질은 미디어아트를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한지에 동양화 채색 기법을 사용한 질감이 디스플레이에 섬세하게 나타났다. 미디어아트에 등장한 진경산수화풍 회화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애니메이션 속 조선시대 의복에 수놓아진 전통 문양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수원시는 지난 11일까지 XR버스 누적 탑승객이 1184명이라고 밝혔다. 운행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1000명을 돌파한 셈이다. XR버스를 체험하려면 수원시 스마트 관광 애플리케이션(앱) '터치수원'에서 무료로 예약하면 된다. 이용객들은 앱에 '정조의 가마를 타고 시간여행을 다녀온 느낌' '실제 성벽과 영상 속 성벽의 절묘한 만남이 인상적'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수원시와 XR버스를 공동 기획한 이즈피엠피는 기존 버스 유리창 자리에 투명 OLED 12대를 탑재하는 아이디어를 내 일반 관광버스를 XR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투명 OLED를 탑재한 XR버스가 지방자치단체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명 OLED는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의 장점이 극대화됐다.
유리를 대체할 수 있고, 디자인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어 어느 공간이든 상상력을 불어넣기에 안성맞춤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투명도 40%인 55인치 투명 OLED를 상용화한 뒤 쇼핑몰, 박물관, 지하철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과 중국 국가박물관이 투명 OLED를 시범적으로 전시에 활용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1000억원대에서 2030년에는 12조원대로 연평균 성장률이 116%에 달할 전망이다.
[수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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