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힘들었으면"..퇴각한 러 군이 남긴 편지 내용은 처절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점령한 제2의 도시 하르키우주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쓴 편지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주의 요충지 이지움을 지키고 있던 러시아 병사들이 남긴 110통의 편지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퇴각하기 열흘 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에는 "더 이상 싸울 수 없다. 상부에 강제 전역 시켜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자신을 모스크바 지역의 대공 미사일 소대장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휴식이 부족하고 정신적 피로 누적으로 더는 우크라이나에 영토에서 특수 작전 임무 완수를 거부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병사가 쓴 편지에는 "건강은 악화하고 있지만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강제 전역을 요청한다"고 썼다.
이 외에도 결혼과 자녀 출산 등을 이유로 휴가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내용도 있다.
편지 일부는 이지움에 처음 도착한 우크라이나 군에 의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한편 최근 수복한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전기고문과 살인 등 잔혹한 만행을 저지른 정황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하르키우주 바라클리아에서는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전기고문을 가하고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바라클리아 출신 고위 경찰관인 세르히 볼비노우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러시아군이 현지 경찰서에서 구금자를 정기적으로 고문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바라클리아 주민 아르템은 러시아군이 자체 본부로 사용한 현지 경찰서에서 자신이 46일간 억류돼있었고 전기로 고문도 당했다고 BBC에 전했다.
발전기 전선 두 개를 들고 있게 했다는 아르템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 거짓말을 한다면서 전기고문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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