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아모레퍼시픽 횡령' 전 직원 징역 6년 구형

검찰, 공범은 징역 1년6개월 구형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 회삿돈 3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들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이들에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국민체육진행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권모(38) 씨와 공범 조모(37) 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영업팀에서 근무하던 권 씨는 2018년 업체에서 용품을 주문받고 허위 판촉 행사를 기획한 뒤 상품을 제값을 받고 거래업체에 팔아 받은 대금을 본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292회에 걸쳐 3개 업체에게 33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는다.

유통팀 직원이던 조 씨는 권 씨와 공모해 캐시백을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7000만원 상당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가 있다. 이들은 2019년 상품을 대량 구매한 업체에 대금 10~15% 상당의 회사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기획에 2800만원 상당 상품권을 현금으로 교환했다.

이렇게 빼돌린 돈은 주식에 투자하고 스포츠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씨는 76차례에 걸쳐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67억8200만원을 입금해 사이버머니를 받은 뒤 국내외 운동경기 결과에 배팅했다. 조 씨도 18차례 915만원 상당을 도박사이트에 입금했다.

권 씨와 조 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권 씨가 피해자 측과 합의는 했으나 범행이 불량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권 씨 측은 최후변론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변명의 여지 없이 인정한다"며 "피해자 회사와 합의했고, 먼저 수사기관에 자수했다. 피고인보다 가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조 씨 측은 "수사 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백하고 있고 취득한 이익은 7000만원 가량으로, 피해자 측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을 반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후진술에서 "두 번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후 2시30분에 열린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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