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니" 동아ST, 신약물질 기술 수출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 15일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글로벌 기술수출 및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형 당뇨·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241과 비만·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726의 전 세계 독점 개발권·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독점 판매권을 뉴로보에 이전하는 것이 계약의 골자다.
뉴로보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의약품 개발사로 천연물 소재 의약품과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나스닥 상장사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기초 대사량 증가를 통해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로는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이다. 퍼스트 인 클래스는 기존 질환을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약을 말한다.
이번 기술수출이 주목받는 것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2억달러(약 4조원)에서 2026년 46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의 '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유병률은 1975년 이래 3배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국민의 2/3 이상이 과체중을 겪고 있으며 성인의 1/3과 청소년의 20%가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비만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평가심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영양 결핍과 비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 환자는 3만170명으로 2017년 1만4966명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와 미국 비버스의 큐시미아가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FDA 허가를 받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올해 5월 승인을 받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급부상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삭센다는 올 상반기 25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큐시미아는 상반기 매출 14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국내 비만치료제 매출 규모가 820억원인 것으로 고려하면 시장의 약 50%를 두 치료제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한미약품, LG화학, 광동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 업체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2형 당뇨병으로 개발하고 있는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로 확대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혈당조절 외에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유전성 비만 치료 신약 LB54640은 최근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LB54640은 포만감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작용해 식욕 억제를 유도한다. 미국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했고 내년부터 글로벌 2·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광동제약은 몸에 붙이는 패치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마이크로니들플랫폼기업 쿼드메디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지속형 비만치료제 YH34160의 전임상 효능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1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지정할 만큼 전 세계에서 의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비만치료제 신약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편의성과 안전성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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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angks6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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