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설문대할망 벽화 훼손 집주인 해프닝으로 종결
제주의 한 마을 담벼락에 그려진 ‘설문대 할망’ 그림 위에 십자가를 그려 훼손한 사건은 결국 집주인에 의한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시는 지난 15일 이도1동의 한 주택가에 있는 공공벽화를 누군가 훼손한 것을 확인하고, 재물손괴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마을 골목길 담벼락에는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있는데 그중에서도 설문대할망이 등장하는 부분에 누군가 녹색 원과 그 안에 하얀색의 십자가를 덧그린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훼손된 그림은 설문대할망이 인자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설문대할망 위에 그림을 덧그린 것은 해당 담벼락 집주인으로 밝혀져 사건을 종결했다.
해당 집주인은 경찰에 “벽화가 너무 낡아 보기 좋지 않았다”며 “제주시에 새로 그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내년에나 된다고 해서 직접 그림을 그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집주인과 협의를 거쳐 원상복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마을의 골목길 담벼락에는 한라산 풍광과 유채꽃, 제주신화 등 다양한 그림이 있다. 제주시가 마을 미관을 높이기 위해 10여년 전 꾸민 벽화들이다.
한편 설문대할망은 신화 속에서 제주를 창조한 여신이자 키가 엄청나게 큰 거인으로 전해진다. 설문대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르는 과정에서 조금씩 흘린 것이 지금의 오름이 됐고, 마지막으로 부어 만든 것이 한라산이 됐다고 전해진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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