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신임 공정위원장 "시장 본연 효율성 담보가 중요"
한기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민간 기업이 활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역할을 두고는 강한 규제보다는 시장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찾도록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의 시장감시 기능이 대폭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위원장 취임식에서 “민간의 창의와 역동성 속에서 성장과 분배가 공정하게 선순환하는 경제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시장 본연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담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산업 구조의 변화, 경제적 어려움 등을 내세우며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양극화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며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산업 구조 개편과 국경 없는 경쟁에 한발 더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역할도 기업에 대한 강한 규제보다는 효율적 시장 조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장은 “시장의 기본 규범인 공정 경쟁을 수호하는 공정위 역할은 변함없이 지속돼야겠지만 경제 현실과 정책 환경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를 위해 엄정한 법 집행과 경쟁 주창을 통한 시장의 혁신 경쟁 촉진, 대기업집단 제도의 합리적 운영, 중소기업과 소비자 권익 향상, 법 집행 방식 혁신 통한 시장 신뢰 회복 등 네가지 중점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독과점 기업의 담합은 엄격하게 규제하는 등 시장 원리는 바로세우되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정책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려면 시장과 정부 사이에 두터운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런 신뢰는 설득력 있는 제도 설계와 합리적인 집행을 통해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전문성과 청렴성, 윤리의식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 경쟁을 촉진하는 경쟁주창자이자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시장의 규칙을 지키는 엄정한 법 집행자 등 공정위에 부여된 역할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선난후획(어려운 일을 먼저 하고 성과는 나중에 나눈다는 뜻)의 마음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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