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5.7원 내린 1388.0원 마감..1399원으로 연고점 경신 후 막판에 하락 전환
1400원 턱밑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장 막판에 상승폭을 반납하고 1380원대에서 마감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오른 달러당 13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 전날 종가보다 5.3원 오른 1399.0원에 출발하며 개장과 동시에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97.9원)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2009년 3월31일(142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포치(破七·달러 당 7위안)를 돌파한 것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1390원 중반대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장 마감 직전인 3시13분부터 하락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5분만에 10원 가까이 떨어져 장 마감을 앞두고 1386.7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시장은 외환당국이 1400원 방어를 위해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일혁 NH선물 연구원은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인덱스가 계속 상승하는 등 이날 원·달러 환율에는 상단을 제약할 대외적인 요인은 없었다”며 “다만, 외환당국이 1400원을 방어하겠다는 의지가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예정돼있어 달러 강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이 무너지면 1500원까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가능성도 있는 만큼 외환당국이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을 앞두고 실개입을 통해 1400원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통화스와프를 언급한 것도 원·달러의 하락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최 수석은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가 논의되거나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논의될지는 정상 간 만나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정상 간 말씀을 나눴고 재무장관 간 회담도 있었기 때문에, 관련된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증시는 원·달러 환율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경계심으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9.05포인트(0.79%) 떨어진 2382.7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1.34포인트(1.45%) 떨어진 770.04에 마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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