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단독처리 치켜세운 이재명.."곧 정부 발표" 우려도

이원광 기자 2022. 9. 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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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 처리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전날 과잉 생산된 쌀을 의무적으로 격리 조치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데 이어 '남원 공공의대' 설립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여권에선 '야당이 무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이달말 쌀 수급안정 대책 마련을 예고한 상황에서 단독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한다. 여야 간 대화와 신뢰가 사실상 실종된 상황에서 양측 신경전도 최고조를 향한다.

이재명, 양곡관리법 개정안 단독처리에 "주어진 권한 최대치로 행사"

이재명 대표는 16일 전북도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쌀 시장격리 의무화 입법을 두고 "국민 뜻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현행법은 미곡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가격이 전년 대비 5% 하락하면 초과생산량 이하를 매입(시장격리)하도록 한다. 다만 매입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농림식품부 판단에 따라 시장격리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에선 시장격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대표는 "우리 농민들을 구할 뿐 아니라 농촌을 보호하고 지방 소멸을 막는 핵심 정책"이라며 "쌀값 지지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어낸 의원들께 고생했다고 박수를 드리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일부에선 지나친 속도전 아닌가, 일방통행 아닌가 라고 말하지만 우리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 농업인교육문화지원센터에서도 농업단체 대표들과 만나 "여러분의 마음이 타들어가지 않도록 낱알이 익어가는 벌판을 보다보면 뿌듯하지는 못할망정 불안과 초조, 긴장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쌀값 폭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나락 적재 투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달말 정부 발표 예고…與 "민주당, 너무 급하다"

국민의힘에선 황당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특히 정부가 이달말 쌀 수급 안정대책 발표를 예고한 상황에 주목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당 법안이 처리되기 직전인 전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농업진흥청이 올해 작황 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농림부가 이달 말쯤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입법권은 국회 고유 권한이긴 하나 10여일만 있으면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텐데 이것까지 보고 논의해서 합의 처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너무 급하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간 대화와 신뢰의 공간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의 합의 정신이 소멸된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농해수위는 통상 '국회 내 전쟁터'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회 등과 달리 대체로 민생 사안을 다루는 '비정쟁 상임위'로 꼽힌다.

이재명 '남원 공공의대' 설립 의지…대화·신뢰 실종 여야 '신경전' 최고조

여야 시선은 남은 정기국회 기간을 향한다. 민주당은 전북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 입법 등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유지·활용하는 방식이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계가 없다는 게 민주당 시각이다. 의사협회 반대와 정치권 논쟁으로 관련 법안이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여야 신경전도 극에 달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에 의한 일방적 국회운영에는 절대 저희들이 응할 수도, 협조할 수도 없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할 경우 대통령께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건의하겠다"며 '강 대 강'으로 대응한다.

이 대표는 "(건의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본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을 굳이 인용할 것도 없이 농업은 우리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일에 대해서 과거 대통령께서도 후보 시절 시장격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소병훈 농해수위위원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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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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