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380원대 급락..당국 막았지만 1400원 돌파 '시간문제'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선을 돌파하기 직전에 급락했다. 외환당국이 연 이틀 1400원선을 저지하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유럽의 겨울철 에너지 대란 등 '슈퍼달러'를 초래할 변수가 남아있어 외환시장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내린 138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3원 오른 1399원에 출발하면서 개장과 동시에 또다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는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31일(1422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이후 10원 넘게 급락하며 마감했다. 당국이 심리적 저지선인 빅피겨(큰 자릿수)를 넘기지 않기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환율 상단을 눌러 외인들의 투자심리 훼손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당국이 시간을 버는 형태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가 논의될 가능성에 대한 발언이 소화되며 급락세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6일 브리핑에서 오는 18∼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일정 중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논의될지는 정상 간 만나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며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정상 간 말씀을 나눴고 재무장관 간 회담도 있었기 때문에 관련된 공통 관심사인 만큼 자연스러운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긴 경우는 정부가 환율변동제를 도입한 이후 외환위기 때였던 1997년 12월~1998년 6월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2008년 11월~2009년 3월 두 차례밖에 없다.
최근의 달러화 독주 현상은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정책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하면서 시장의 예상치(8.1%)를 웃돌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오는 20~21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울트라스텝(한 번에 1%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금융데이터 전문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9.8선을 기록했다.
우리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중국 역시 최근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지난 2분기(4~6월)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4% 상승하며 2년여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가뭄·폭염으로 인한 전력난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쯤 홍콩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0187위안에 거래되며 2년 만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돌파는 시간 문제일 뿐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당국이 가급적 저지선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국내외 달러화 강세 요인을 거스를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접게 만들었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 기조가 단기간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유럽도 가스가격뿐 아니라 석탄과 전기 수급까지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해결책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유로화 약세를 불러오는 원인"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서도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14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며 "유럽 에너지 문제 등으로 유로화 가치가 추락한다면 1450원 이상까지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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