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커리의 시대는 현재 진행형

김종수 2022. 9.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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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커리(34‧191cm)는 소속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물론 NBA를 대표하는 간판 아이콘중 한명으로 불인다. 2009 NBA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황금전사 군단에 합류한후 챔피언 4회, 파이널 MVP 1회, 컨퍼런스 파이널 MVP 1회, 정규시즌 MVP 2회, 올-NBA 퍼스트 팀 4회, 득점왕 2회, 올스타 8회, 올스타 MVP 1회 등 무수한 커리어를 쌓았다. 2015~16 시즌에는 NBA 역사상 유일한 만장일치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커리는 슈퍼스타급의 잦은 이적과 슈퍼팀 결성 풍조속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이같은 업적을 쌓았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NBA 기준 사이즈, 운동능력에서 상급으로 분류되기에 아쉬움을 지적받기도 했으나 3점슛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트랜드 자체를 바꿔버리며 리그 역사의 한페이지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리는 꾸준하게 저평가와 싸우고 있다. 대단한 선수임은 맞지만 역대급 혹은 리그 최고 선수라는 평가에는 불편함(?)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않다. 지난 8월 “커리보다 어빙이 낫다. 그가 리그 톱5안에 들어가는 선수인지는 의문이다”고 말한 마이크 제임스가 대표적 예다.


여기에는 커리의 캐릭터도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NBA 역사에 이름을 알린 거물급 선수들 같은 경우 폭발적 운동능력 등 겉으로 보여지는 움직임 자체부터 특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커리는 그러한 괴물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평범한 느낌을 준다. 엄청난 높이로 점프해 슬램덩크를 찍어대지도, 가공할 스피드와 방향전환 등으로 수비수를 농락하지도 못한다.


물론 커리는 다른 부분에서 정점을 찍으며 그러한 보여지는 괴물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수많은 전쟁에서 승자로 거듭났다. 거리불문하고 터지는 3점슛은 이전까지 상상하지못한 퍼포먼스였으며 빼어난 BQ를 앞세운 센스있는 플레이는 본인보다 훨씬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들마저 농락하기 일쑤다. 어찌보면 또다른 의미의 괴물이지만 이전까지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는 이들중에는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분위기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점에서 지난시즌 우승과 파이널 MVP 추가는 커리의 개인 커리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한시대를 대표할만한 레전드임은 분명했지만 듀란트가 떠난 이후 더 이상의 우승이 없었다는 점과 계속해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파이널 MVP유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NBA에서는 유독 시대가 다른 선수들을 소환해 역대 랭킹을 매기는 것을 좋아한다. 팬은 물론 전문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톱 10 혹은 20위권 선수들을 놓고서는 계속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커리같은 경우 10~20위권 사이로 평가되고 있었으나 지난 시즌을 계기로 10위권 진입을 노려볼만한 위상을 쌓게됐다. 아직 커리어가 진행중인지라 누적기록, 임팩트 등에서 플러스 요인이 추가될 경우 더 높은 위치가 기대된다.


전설들 같은 경우 작은 차이로 인해 역대 랭킹에서 순위가 바뀌거나 평가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른바 고대괴수로 불리는 윌트 체임벌린은 개인기록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엄청나다. 하지만 적은 우승 횟수가 발목을 붙잡았고 결국 사기적인 기록에도 불구하고 우승제조기로 불리던 빌 러셀보다 우위에 서지못했다. 더도말고 우승횟수를 딱 2회 정도만 더 늘렸어도 체임벌린에 대한 시선은 달라졌을 것이다.


매직 존슨은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불린다. 빅맨급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테크닉까지 탁월했던지라 ‘쇼타임 레이커스’의 리더로 한시대를 지배했다. 마이클 조던 등장 전까지 NBA를 대표하던 아이콘으로 불렸다. 한때 역대 랭킹에서 2위로 평가되기도했던 그이지만 현재는 순위가 꽤 내려간 상황이다. 언제부터인가 누적의 카림 압둘자바에게 2위권을 뺏기는 기간이 길어지더니 최근에는 르브론 제임스가 부동의 2위로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아쉬운 누적 기록의 영향도 크다. 매직은 데뷔와 동시에 리그를 폭격하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선수생활 내내 정상권에서 경쟁했다. 하지만 한창 전성기를 이어가야했던 시절 에이즈 감염이 확정되며 아쉽게 코트를 떠나야하는 불운에 울고말았다. 만약 매직에게 에이즈 악재가 없었다면 개인커리어, 우승추가는 물론 누적기록에서도 플러스요인이 많았을 것이 분명한지라 지금까지도 2위를 지키거나 혹은 조던과 1위를 다퉜을지도 모를일이다.

 

 

 


매직과 라이벌 관계를 이루며 NBA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던 래리 버드는 르브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스몰포워드 역대 랭킹 1위로 평가받고 있었다. 특히 한창 기량이 좋았던 83년에서 86년사이에서는 3시즌 연속 정규시즌 MVP, 우승 2회, 파이널 MVP 2회로 보스턴 전성시대를 열어제쳤다. 고질적인 등부상으로 인해 전성기가 일찍 저물었고 그런점에서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배드보이스 1기를 이끌었던 아이제이아 토마스는 신장은 크지않았지만 카리스마와 열정이 엄청난 선수로 유명했다. 마이클 조던과 같은 동부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며 그를 괴롭혔다는 점에서 악당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상은 역대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포인트가드였다. 특히 1988~1989, 1989~1990시즌 연속으로 파이널을 제패하며 디트로이트를 명문으로 올려놓은 점은 최고의 업적중 하나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1987~1988 시즌이다. 이때 디트로이트는 파이널무대서 레이커스와 만나 3승 2패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6차전 당시 토마스가 치명적인 발목부상을 입었고 부상투혼을 보였으나 7차전까지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우승을 내주고만다. 만약 이때 토마스가 부상을 당하지않았고 우승까지 만들어냈다면 조던보다 먼저 3연패를 이뤄냈을 것이다. 더불어 다소 저평가받는 토마스의 위상도 지금보다 높아졌을 것이 분명하다.


뉴욕의 왕으로 불렸던 패트릭 유잉은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 등과 함께 4대 센터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자들과 비교해 저평가를 받고있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개인 타이틀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승여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만약 하킴 올라주원과 파이널에서 맞붙었을 당시 우승을 차지했더라면 라이벌의 커리어를 깎아먹는 동시에 본인의 위상 역시 한층 높아졌을 것이 확실하다.


그 외… 존 스탁턴, 레지 밀러, 찰스 바클리 등 무관의 제왕으로 불리던 상당수 선수들 또한 우승여부가 커리어에 영향이 컸다. 역사에 이름이 남는 레전드 임은 분명하지만 더 높은 곳에서 평가됐을 때 차이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커리 역시 지난 시즌 우승과 파이널 MVP를 차지하기 전까지 저평가 아닌 저평가에 시달렸다. 하지만 저평가의 큰 요인이 되었던 듀란트와 함께 뛰던 시절 이후 우승 추가, 파이널 MVP 등극을 통해 역대 랭킹에서도 큰 상승요인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한끝이 아쉬운 아쉬운 레전드들과 비교하면 이래저래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커리도 이제 30대 중반으로 들어섰다. 앞으로 우승 및 주요 타이틀을 얼마나 추가할지는 알수없지만 여전히 소속팀 전력이 강하고 만만치않은 기량을 유지하고있다는 점에서 기대요소가 남아있다. 살아있는 레전드 커리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NBA즐기는 또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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