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Report] V5의 '운수 좋은 날'

이솔 2022. 9.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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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V5 공식 웨이보, '루키' 송의진

(MHN스포츠 이솔 기자) 올 시즌 4대리그 유일 무패행진을 달리며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으로 평가받던 V5.

V5는 1년 전 '전패 신화'를 쓰며 LPL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단 한 시즌만의 리빌딩으로 LPL 정규시즌 1위(스프링)는 물론, 서머시즌 상위 시드에 올랐다.

그러나 시즌 말 겪은 어려움 속에  V5는 플레이오프 상위권 시드 팀들 중 가장 먼저 탈락하는 시련 속에 우승은 물론, 롤드컵 진출조차 무산됐다.

깊은 지하에서 하늘 끝에 닿을 뻔 했던 그들의 시즌을 세 문장으로 요약했다.

0. 팀 소개

팀명 : V5(Victory 5)

로스터 : 리치-카사(XLB)-루키(드림)-포틱-피피갓

정규시즌 성적 : 3위, 13승 3패 매치득실 +19

최종성적 : 5위 (3라운드)

1. 아쉬웠던 '운'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 일에는 운이 70%, 실력이 30%가 작용한다는 말이다. 프로로써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V5에게 부족했던 것은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다.

스프링 시즌은 '루키 원맨 캐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그림이 펼쳐졌다. 루키가 미드라인에서 상대 미드라이너들을 무력으로 제압했고, 이를 정글러의 오브젝트로 치환하며 양 쪽 라인에 영향을 준 끝에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V5의 승리 공식이었다.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다만 알고도 못 막는 루키의 개인 기량과 더불어 물 흐르듯 깔끔했던 카사의 정글 동선, 순식간에 LPL 상위권 탑 라이너가 된 리치, 매 경기 날카로웠던 포틱-피피갓 등 모든 선수들이 활약하며 정규시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는 거듭된 경기 연기로 실전 감각이 떨어졌던 V5가 비교적 감각이 좋았던 TES에게 무너지는, 다소 운이 없었던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더해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팀의 기둥이었던 루키가 개인사로 인해 몸도, 마음도 흔들린 부분도 있었다. 루키가 부재할 동안 의외의 활약을 펼친 '드림메이커'가 있었으나, 결국 V5의 구심점은 루키였던 만큼 루키의 공백은 팀 단위 전략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었다.

사진=V5 공식 웨이보, '카사' 홍하오쉬안

2. '아무도 모른다'

현지팬들조차 의문점을 감추지 못했던 일도 있었다. 선수들간의 롤 대화창은 여태껏 많은 루머를 확인시켜줬다. 작년 LWX의 대화(귓속말)에서 점화된 'FPX 해체설', BLG 웨이웨이의 "쫒겨났다"는 대화, 그리고 카사의 "출전 기회 박탈" 등이 바로 그 것이었다.

본지가 확대해석한 부분도 있었으나, 카사는 이번 시즌 명백한 '내부 사정'으로 인해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고, 서머 정규시즌 잔여경기 및 스크림에 출전하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실전 감각이 무뎌졌다.

당연하게도 지난 7월 26일 JDG전을 끝으로 실전 경험이 없었던 카사가 플레이오프에서 기적같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다.

특히 카사가 이전까지 WBG-JDG 등 상대적으로 강한 팀들에게만 패배했을 뿐 이외 팀들에게 패배가 없었던 관계로 아직까지도 그 이유는 미궁 속에 있다.

사진=V5 공식 웨이보, '리치' 이재원 선수

3. '리치킹'에서 '하은 리치'로

마치 '리치킹'처럼, 정규시즌에는 정점에서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리치'는 플레이오프만 들어서면 '하은 리치'로 깐포지드(워크래프트3 리포지드)화 됐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인 LNG전 1세트부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리치는 선발전에서도 끝내 알러를 넘지 못하고 수 차례 솔로킬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V5가 생각했던 최초의 그림, 큰 위기 없는 안정적인 양 라이너들의 성장 속에 루키가 개인기량으로 정글러를 지원, 이를 오브젝트로 바꿔내며 승리를 따내던 V5의 공식은 탑 라인에서의 성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모두가 조심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리치가 상대와의 1-1 대전을 최대한 피하고, 5-5 팀 교전에서 뒤 대신 앞을 책임졌다면 최소한 '다이브 특화' LNG 선수들(도인비 등)의 턴을 소모시키고 V5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충분했다. 앞 선이 버텨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잘하는 원거리 딜러라도 차이를 만들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실질적으로 V5의 한 해를 지배한 것은 결국 '운'이다. 선수들의 저점도, 개인사로 인한 영향도, 그리고 알 수 없는 '내부 사정'도 모두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에는 이 '운'을 극복하고 V5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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