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열 2위 김진표·中 3위 리잔수 회동..역사문제·FTA 협력 등 논의(종합)

김기덕 2022. 9. 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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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방문해 회담..오후 4시 윤 대통령 예방
김 의장, 한중일 회의 제안..리잔수 "검토할 것"
인천·상하이 직항 재개·미세먼지 문제 협력 등
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과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회담을 마친 후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국회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한·중·일 3국 간 국회의장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리 위원장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화답해 최근 정체된 동북아 3인방인 한·중·일 외교관계에 새로운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리 위원장을 만나 회담을 진행한 후 이어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에 중국 상무위원장으로서 한국을 방문한 만큼 더욱 기쁘고 반갑게 생각한다”며 “보다 성숙한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리 위원장 방문은 김 의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중국 상무위원장의 방한은 지난 2015년 장더장 전 상무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방문은 표면상 지난 2월 당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다만 이날 양측은 한중일 국회의장 회의 개최, 반중·반한 감정으로 이어지는 역사문제 논의, FTA 2단계 가속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협조 등 정치·경제·사회에 걸친 다방면의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중국의 방한은 의전 논란이 일었던 지난번 펠로시 의장 방문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지난달 초 미 의전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 방문 당시 방문단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도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우리 측 인사가 공항에 나가지 않았던데다 윤 대통령은 휴가라는 이유로 만남 없이 전화통화만 하는 등 미 국가 원수급 방문단에 대한 홀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다르게 이번에는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 중국 수행단을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다.

김 의장은 양국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해 의회 차원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한·중·일 3국 국회의장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리 위원장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한 만큼, 김 의장은 일본 측과도 빠른 시일 내 적절한 방식으로 이와 관련 논의할 예정이다.

또 양측은 양국 간 역사문제 등으로 고조되는 반중·반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콘텐츠 교류, 역사문제 협의 등 의회 차원의 소통과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양국 국민들의 왕래를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인천-상하이 구간 등을 포함한 직항편을 재개·증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며 “역사문제는 양국 국민 간 우호감정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중 FTA 후속 협상, 미세먼지 문제 공동 대응, 한반도 안정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중 간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김 의장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중국 측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리 위원장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 각 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양국 간 FTA 2단계 협력 가속, 첨단 기술 분야, 공급망 산업망 원활 안정적으로 관리해 질 높은 통합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진핑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의 전략적 리더 하에 양국 각계 인사의 공동 노력하에 양국 관계에 황금 30년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 위원장은 이날 국회 방문 이후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 대통령을 접견한다. 이 자리에서 한중 정상회담 개최 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및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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