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역무원 살해범, 피해자에 "만나달라" 연락만 350회

2년간 총 350회 "만나달라" 연락
고소 후에는 합의 종용 메시지 20회 보내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전 직장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피해자에게 2년간 350여 회 만나달라고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근무 중이던 전 직장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피해자에게 350여 회 만나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스1)

16일 경찰에 따르면 ‘신당역 살인사건’의 가해자 A(31)씨는 2019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자 B(28)씨를 불법 촬영하고 스토킹해왔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B씨에게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350여 차례 만나달라고 연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서울 서부지검에 송치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 13일까지는 B씨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20여 차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전 직장 동료였던 역무원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화장실 내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고,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A씨를 진압해 경찰에 넘겼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께 사망했다.

B씨에 대한 불법촬영·스토킹 혐의로 재판 중이었던 A씨는 1심 선고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시 A씨는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흉기를 사전에 준비했으며 화장실에서 A씨가 나타날 때까지 1시간여 동안 기다리는 계획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인과관계가 성립해 보복성 범죄로 확인될 경우 일반 살인에서 보복 살인으로 혐의를 변경, 적용할 방침이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