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독감유행주의보..백신 동시접종 '안전?'

안호균 2022. 9. 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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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 2년간 독감 유행 없어 발생 규모 커질수도
영유아·고령층·기저질환자 등은 백신 접종 바람직
"코로나19·독감 백신 동시 접종해도 문제 없어"
"철저한 유통·접종 관리로 백신 불신 확산 막아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만 65~69세(1952~1956년 출생) 노인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 독감 접종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만 65~69세 연령층은 2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동네 병·의원 또는 보건소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어느 곳에서나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2021.10.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감은 지난 2년간 유행이 없었기 때문에 면역을 보유하지 않은 인구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6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4~10일 1주간(37주차) 독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5.1명으로, 유행 기준(4.9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은 주로 겨울에 발생이 증가하는 질환이어서 유행주의보도 보통 11~12월에 발령된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이르게 독감이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을인 9~10월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10년 10월1일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던 지난 2년 동안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로 독감 발생이 드물었다. 올해 독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인구 집단 중 자연면역을 보유한 사람의 비율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유행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독감 백신 접종은 있었지만 감염에 의한 면역 항체가 있는 인구는 없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유행이 더 일찍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6개월 전 호주에서도 예년보다 한두달 앞서서 4월에 독감이 유행을 했고, 과거 5년 평균보다 4~5배 유행 규모 커졌다고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독감이 일찍 유행하고 코로나19와 함께 트윈데믹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독감은 대부분 경증으로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영유아나 임신부,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은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입원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내주부터 독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이 무료 접종 대상이다. 소아와 임신부의 독감 예방접종은 오는 10월5일부터, 한 차례도 접종한 적이 없는 2회 접종 대상 소아의 경우 9월21일부터 접종이 시작된다. 고령자의 경우 만 75세 이상 10월12일, 만 70~74세 10월17일, 만 65~69세 10월20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영유아나 고위험군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어린이, 임신부, 어르신 등은 대상자별 권장 접종 기간 내에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과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말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40·50대의 장년층이더라도 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반드시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보통 젊은 분들은 백신을 안맞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 분들도 대부분 어릴때 여러번 독감에 걸렸기 때문에 기억세포를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들은 독감이 걸려도 하루, 이틀 앓다가 회복된다. 그런 분들은 선택적으로 맞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과 독감 백신 접종 시기가 겹칠 수 있다. 당국은 두 백신을 동시에 맞아도 괜찮다고 설명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두 백신을 함께 맞았을 때 이상반응이 더 늘어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두 백신을 같은 시기에 맞을 경우 한쪽 팔에는 코로나19 백신을, 다른쪽 팔에는 독감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지난 2020년에는 독감 백신 접종자가 사망한 사례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접종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기도 했다. 수송 중이던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까지 생겨 백신에 대한 불신감을 더욱 키웠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접종 준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해 백신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생기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개인들은 백신 접종 후 15~30분 가량 병원에서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살펴야 하고, 과거에 부작용이 생긴 적이 있다면 접종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독감 백신은 굉장히 안전한 백신 중 하나인데 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이슈가 커지면서 백신 자체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이 이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백신 콜드체인 관리가 잘 안된 일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백신에 대한 불신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보관, 배송, 접종 관리 등의 절차들이 더 꼼꼼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백신은 맞았을때 부작용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 예방이나 중증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전에 독감 백신을 맞고 부작용 같은 것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안 맞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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