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타고 도주했는데 도주 우려 없다?"..제주여민회 재심사 촉구

여성 상대 특수강도미수혐의 피의자 구속영장 기각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여성운동단체인 제주여민회가 16일 성명을 내고 제주지방법원을 향해 최근 여성을 상대로 특수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심사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여민회는 "지난 2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특수강도미수사건이 발생했다"며 "피의자는 범행에 실패하자 차량을 몰고 제주국제공항으로 간 뒤 항공기를 타고 부모의 집이 있는 부산으로 도주했다"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제주여민회는 이어 "경찰은 부산에서 피의자를 검거한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이튿날 법원은 피의자의 주거지가 일정하다는 이유로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고 덧붙였다.

제주여민회는 "범행 직후 항공기를 타고 타 지역으로 도주한 피의자에 대한 이 같은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흉기를 든 강도들이 활보하는 사회는 여성 안전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불안한 사회"라고 지적했다.

제주여민회는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고 법원은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그 심각성을 충분히 반영해 다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심사하라"로 촉구했다.

이 밖에도 제주여민회는 사건 현장 주변에 있던 한국관광공사 관할 CCTV 16대가 전부 고장나 있었던 데 대해서도 "범죄 예방은 커녕 범죄 발생 이후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조속한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서귀포경찰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A씨는 지난 2일 0시쯤 중문관광단지에서 산책 중이던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제주에서 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A씨는 약 2억원의 빚이 생기자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