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러 협력 한계 드러내"..백악관 "중·러 밀착 전 세계가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중·러 정상회담을 갖고 굳건한 연대를 약속했으나 우크라니아 침공에 대해 두 정상 간의 ‘불협화음’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대만과 관련한 중국의 조치들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시진핑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강대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두고 학자들 사이에선 중국이 러시아를 암묵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세르게이 라드첸코 존스홉킨스대 고등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러시아가 대국처럼 행동하지 않고 있으며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NYT는 “두 정상은 불협화음을 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7개월째에 접어든 시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상당한 정치적 곤경에 빠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침공 3주 전만 해도 ‘무제한’의 우정을 약속했던 시 주석이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공식적 지지를 일체 유보하고 있음을 목도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월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찾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 ‘무제한 협력’을 공언한 바 있다.
반면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휴 및 유대가 심화하는 것에 분명히 우려해왔다”면서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이 미국이 우려하는 협력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밀착 관계는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깊어졌으며,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며 “이에 우려를 분명히 하며 전 세계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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