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다같이 올라가 작품상 받고 싶었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황동혁 감독은 16일 "(배우·스태프 등) 다 함께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작품상을 가장 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공개된 지 1년 되는 순간"이라며 "평생 기억에 남을 1년간의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 감독과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 배우 이유미(여우게스트상), 채경선 미술감독(프로덕션 디자인상), 정재훈 VFX 총괄(시각효과상), 심상민·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스턴트 퍼포먼스상)이 참석했다.
김지연 대표는 넷플릭스와의 시즌 2 제작 계약과 관련해 "조건을 좋은 방향으로 올려서 '굿딜'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IP 소유에 관한 이야기는 쉽게 말하면 돈을 대는 사람과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면서 시작된 이슈인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제작사가 힘을 갖는 게 중요한데, 초반에 자본을 확보하는 길이 열려야 한다"며 "국가나 민간 투자자들이 그런 쪽으로 과감히 투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제작사가 자기 자본을 확보했을 때 이야기(요구)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은 시즌1의 대성공에도 투자자인 넷플릭스에 수익이 쏠리고, 창작자들에게 돌아간 몫이 적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작품에 대한 권리인 IP(지식재산)를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도 "당연히 시즌1의 엄청난 성공 때문에 제작비나 제작 조건은 좋아질 것"이라며 "좋은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이야기하고 있어, 이 문제는 걱정을 안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가 있어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인들과 만나고, 사랑받고,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며 "앞으로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이 나와서 더 많은 한국의 필름메이커, 배우들이 세계인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최고 영예인 작품상 등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황 감독은 "제일 받고 싶은 상은 작품상이었다. 같이 간 팀(구성원들)이 다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순간이 한 번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은 K-콘텐츠의 차별성 등을 묻는 말에는 "글쎄요"라면서도 K-콘텐츠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K-콘텐츠는 어디에 내놔도 모든 부분에서 '하이 퀄리티'로 레벨이 상당히 높다"며 "또 (우리가) 다이나믹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산되는 작품들도 대부분 빠르게 변하고 치열한 현대사회의 모습과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런 것들이 한국 콘텐츠가 관심받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혜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영화, K팝, 심지어 한식까지 한국 문화의 붐이 온 것은 맞다. 크리에이터, 제작자, 배우 등 한국문화에 종사하는 많은 분이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이 붐이 이어지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시즌2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그는 "부담감 때문에 머리가 하얘졌다. 그런데 부담은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있어서 친구처럼 지고 가는 것 같다"며 "때로는 부담이 큰 동력이 되기도 해서 오히려 스스로 부담을 느끼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시상식에서)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되길 바란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시즌2는 현재 집필 중이며, 내년 촬영을 시작해 2024년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즐거움을 떨쳐버리고 (시즌2) 집필 작업에 매진하려고 한다"며 "2년 후에 나올 시즌2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실망하시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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