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금의환향 '오징어 게임'팀 "전 세계 팬 응원이 이룬 영광"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상 포함 제74회 에미상 6개 부문 수상
비(非)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후보에 올라 트로피까지 들어 올려
황동혁 감독·배우 이정재,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 감독상·남우주연상
외신들 일제히 "새 역사를 썼다" 보도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일으킨 세계적인 신드롬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게 미국 에미상 수상을 통해 다시금 입증됐다. 비(非)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방송계 오스카'로 불리는 에미상을 휩쓴 '오징어 게임' 팀이 금의환향했다.
지난 13일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오징어 게임'은 '1인치의 장벽'을 넘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지난 1949년 1월 25일 에미상 시상식이 처음 개최된 이후 '최초'의 역사다.
앞서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상에서 여우단역상(이유미), 스턴트 퍼포먼스상,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효과상,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 등 4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쥔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후보에 올라 최초로 수상한 것은 물론 무려 '6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에 외신들도 일제히 "새 역사를 썼다"고 수상 의미를 짚었다.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징어 게임'을 만든 사람들
16일 낮 12시 30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는 황동혁 감독, 김지연 대표, 배우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 심상민 무술팀장,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 등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자 에미상 감독상 수상자인 황동혁 감독은 "내일이면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공개된 지 딱 1년이 되는 순간"이라며 "1년이 되는 뜻깊은 자리를 많은 트로피와 수상한 스태프, 배우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너무 영광스럽고 평생 기억에 남을 1년의 여정이 된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덕션 디자인상의 주인공 채경선 미술감독은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촬영하면서 김지연 대표님과 잘 만들어서 에미상 한번 가보자고 이야기했었다"며 "말이 정말 이뤄져서 너무너무 행복했고 울컥했고, 이 작품을 함께 한 게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채 미술감독은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에서 황동혁 감독이 그린 영화 속 세계를 완벽한 비주얼로 탄생시켰고, 이번에도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배우들이 빛날 수 있도록 온몸으로 돕는 스턴트팀 역시 한국 스턴트팀 최초로 에미상 스턴트 퍼포먼스상의 주인공이 되며 시상 무대에 올랐다. 스턴트팀의 김차이 무술팀원은 "에미상에 스턴트 부문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그 상을 우리가 받게 되어서 너무나도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더 활발하고 안전하고 열심히 촬영해서 더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감독으로 토론토영화제 참석한 이정재, 영상으로 인사 전해
또 다른 새 역사의 주역인 남우주연상 수상자 이정재는 감독 데뷔작 '헌트'를 통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아 부득이 간담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이정재는 영상을 통해 감격스러웠던 에미상 수상 당시의 기억을 들려줬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이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순간적으로 0.1초 동안 '맞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3번은 지나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얼떨떨한데, 한국에서 많은 동료의 축하 문자가 오고 있어서 일일이 감사 답장을 쓰고 있다 보니 조금 실감이 납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께 더더욱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한국 배우 '최초', 아시아 배우 '최초'(드라마 시리즈 부문),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에미상 연기상 부문) 등 전무후무한 '최초'의 역사를 쓴 이정재는 자신의 수상보다 K-콘텐츠의 활약이 더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으로 많은 뉴스가 나왔고 많은 어워즈에서 상도 받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더 기쁜 일은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많은 세계인과 함께 만나고 사랑받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가 나와서 더 많은 한국의 훌륭한 필름 메이커와 배우들이 세계인과 만나는 자리가 많이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최고의 시간을 보낸 이정재는 '헌트'를 통해 제작자이자 감독으로서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러한 자신의 영향력을 K-콘텐츠를 알리는 데 활용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정재는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를 알리는 데 어떻게 하면 더 크게, 의미 있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을 더 깊이 해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연기는 당연히 좋은 캐릭터, 신선한 연기로 여러분께 선보여야 할 것"이라며 "제작이면 제작대로, 연출이면 연출대로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까 열심히 (고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사랑하고 응원해준 전 세계 '오징어 게임' 팬들에게 너무너무 감사드린다"며 "이 모든 영광은 여러분의 응원과 성원으로 이뤄진 것이고, 모든 기쁨은 모두의 기쁨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황동혁 감독이 밝힌 '오징어 게임' 시즌 2에 관한 이야기
황동혁 감독은 "보통 작품이 잘되면 모든 관심이 주연 배우나 감독한테만 쏠리는데, 이번에는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럽게도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부터 먼저 좋은 소식이 들렸다"며 "이러한 게 주연 배우와 감독한테까지 이어진 거 같아서 일련의 과정 자체가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모두가 함께 주목받을 수 있는 게 일 년 여정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일 년에 걸친 여정을 '새 역사'로 마무리한 황 감독은 다른 작업보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우선한다는 계획이다. 각본 작업을 마무리한 후 이르면 내년부터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시즌의 시간이 멀어지면 그사이에 정재씨를 비롯한 배우들이 확 늙어버릴 수도 있어서 순서를 다시 바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 감독은 시즌 1 인물들이 다수 사망한 것과 관련해 "지영이(이유미)는 살리고 싶은데, 그나마 지영이랑 친했던 새벽이(정호연)도 죽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배우들을 다 죽여 버렸다. 특히 사랑받던 배우들이 다 죽었는데, 이렇게 될지 모르고 쉽게 죽였다. 죄송하다. 요새 고민 중에 있다"며 진지하면서도 유머 섞인 대답을 내놨다.
황 감독은 "빨리 이런 즐거움과 행복함을 떨쳐버리고, (시즌 2) 집필 작업에 매진하려고 한다. 2년 후에 나오게 될 시즌 2를 많이 기대하고 기다리실 여러분을 위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기다리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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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zoo71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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