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청장 "유가족 애도..신상공개위 조속히 열겠다"

김광호 서울청장, 16일 신당역 살해현장 방문
"유사한 사례 발생않도록 최선 다할 것"
수사 미흡 지적엔 "지금 말씀드리기 부적절"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6일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이 벌어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 방문해 “신상공개와 관련, 심의 위원회를 조속히 열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16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피해자의 명복을 빌었다. 김 청장은 “치안 책임자로서 매우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유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모든 사건을 점검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관계부처와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피해자가 스토킹 혐의로 2차 고소할 당시 구속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자리에서 오늘 구체적으로 잘잘못을 말씀드리기는 부적절한 것 같다”며 “구체적인 확인 작업을 거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도 전날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 중부경찰서를 방문, “철저한 수사와 함께 피해자 보호 등과 관련한 제도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날에도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찰지휘부 워크숍을 개최하며 “신당역 역무원 살해 사건과 같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범죄에서 피해자 보호 등 경찰의 대응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역사 내부 순찰을 하던 A(28)씨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전모(31)씨에 의해 사망했다. 범행 당시 전씨는 일회용 위생모를 쓴 채 1시간 10분 정도 머물며 피해자를 기다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로 알고 지내던 A씨로부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촬영물 등 이용 협박)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촬영 혐의로 1차 고소됐을 당시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스토킹 혐의로 2차 고소됐을 때는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던 그는 선고 전날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전씨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