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황동혁 "부담감은 평생 친구..시즌2 생각에 이 흔들"
기사내용 요약
에미 시상식 6관왕 기념 기자간담회
황동혁 감독 등 배우·스태프 참석해
"오겜 1년, 평생 기억할 여정 감사해"
"시즌2 각본 작업 중…2024년 나올 듯"
"주요 배우 너무 많이 죽여서 고민 중"
"K-콘텐츠 육성한다고 되는 거 아냐"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오징어 게임' 시즌2 대본 작업을 하고 촬영하고 그걸 또 세상에 내놓는 그 과정만 생각해도 이가 흔들리고 삭신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에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앞으로 계획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황 감독은 "현재 시즌2 각본을 쓰고 있다"며 "내년에 촬영에 들어가게 될 예정이라서 시즌2는 2024년에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황 감독은 에미 수상 후 부담감에 대해서는 "부담은 평생 친구처럼 같이 가는 것이다. 때론 부담이 큰 동력이 된다"며 "수상 소감을 말할 때 '다음엔 작품상을 받고 싶다'고 말한 것도 스스로 부담을 느끼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16일 '오징어 게임'의 미국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 6관왕을 축하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감독상을 받은 황 감독을 비롯해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 여우단역상을 받은 배우 이유미, 미술상을 받은 채경선 미술감독, 특수효과상을 받은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 스턴트퍼포먼스 상을 받은 베스트스턴트팀의 심상민·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이 참석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재는 연출작인 '헌트'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함께하지 못했다.
황 감독은 "내일이면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나온지 딱 1년 되는 날"이라며 "이 순간에 배우·스태프와 함께 이런 뜻깊은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평생 기억에 남을 1년"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런 자리에 오게 되기까지 힘든 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었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1년이었다. 감사하다"고 했다.
◇"배우를 너무 많이 죽여서 고민"
이날 행사에선 황 감독을 향한 질문이 쏟아졌다. K-콘텐츠의 인기 요인과 미래에 관한 물음부터 시즌2에 관한 궁금증,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후 달라진 생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황 감독은 K-콘텐츠에 대해서는 "우린 원래 열심히 만들고 있었고 잘 만들고 있었다"며 "그런 노력이 미디어 환경 변화와 맞물려 꽃을 피운 것 같다"고 했다. 또 "한국 작품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될 만큼 퀄리티가 매우 높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치열하고 다니나믹한 사회에서 산다. 그 안에서 생상된 콘텐츠는 현대 사회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런 점들이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배우들을 죽여서 고민"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황 감독은 "사랑받던 배우들이 다 죽었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너무 쉽게 죽였다"며 "(캐릭터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이야기 나온 할리우드 배우 출연설에 관해서는 "외국 유명 배우는 나오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황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찍은 뒤에 시즌2 작업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황 감독은 이날 시즌2를 먼저 만들고나서 다른 작품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시즌1과 시즌2 사이가 너무 벌어지면 이정재 등 출연 배우들이 확 늙어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공개 후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는 "이가 많이 빠져서 좋아하는 마른 오징어를 먹기가 힘들었졌다"고 농담을 했다. 이어 "사람들이 알아봐서 조금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다시 현재 작업 중인 시즌2 각본 작업에 몰두해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시즌2 제작비나 제작 조건을 시즌1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K-콘텐츠 육성한다고 되는 거 아냐"
영화·드라마 관련 간담회 등에는 감독과 배우들만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는 에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스태프들이 직접 나와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황 감독과 '오징어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 '남한산성'(2017) 등을 함께한 김지연 대표는 K-콘텐츠는 육성하는 게 아니라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 제도적으로 K-콘텐츠를 육성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경험으로 볼 때 'K-무언가'를 만들자면서 의도를 갖고 달려들면 오히려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작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내게 부여된 자율성이 창작에 큰 힘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채 미술감독은 "각본에 담긴 것을 비틀어서 보는 게 중요했다"며 "그렇게 할 수 있게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믿어주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해줬다"고 했다. 이태영 무술팀장은 "한국 스턴트맨들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지지 않는 강인함을 갖고 있다. 어디서 일하든 피땀 흘려서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겠다. 저희도 많이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정재훈 슈퍼바이저는 "VFX는 기술집약적이면서 노동집약적"이라며 "국가적으로 많은 지원이 있으면 한다"고 했다. 배우 이유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배우로서 다양한 길을 갈 수 있게 됐고, 더 용기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등장한 이정재
토론토영화제에 참석하느라 간담회에 오지 못한 이정재는 영상으로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등을 전했다. 그는 "호명되는 순간이 매우 짧았지만, 내 이름이 불린 게 정말 맞는 것인지 3번 정도 생각했다"며 "얼떨떨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지인들의 축하 문자에 일일이 답장을 하다보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했다.
그는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이 나오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상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기쁜 건 한국 콘텐츠가 세계인과 만나서 사랑받게 됐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더 많은 창작자들이 세계인과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드라마를 어떻게 세계에 더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연기와 연출 모두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것을 만들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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