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푸틴 만났을 땐 마스크 벗었지만 만찬은 '패싱'(종합)

최서윤 기자 신기림 기자 2022. 9. 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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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이유로 SCO 정상만찬·관광일정 불참
중국만 고집하는 '제로 코로나'와 전 세계 '위드 코로나' 간 부조화 상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신기림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팬데믹 2년 7개월 만에 첫 해외 순방에 나섰지만, 방역을 이유로 든 '신중한' 행보로 다소 화제가 되고 있다.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 방문에 이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러시아 주도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다.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 등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며 배려했지만, SCO 정상 만찬과 부대행사에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SCO 정상 만찬 기념사진에 시진핑 없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회의 중 참가국 정상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로이터 통신은 SCO 주최국 우즈베키스탄 정부 소식통을 인용, 시 주석이 SCO 정상회의 참석 11개국 정상과의 만찬에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 배포된 만찬 단체 사진에는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의 모습이 담겼지만, 시 주석의 모습은 없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의 불참 사실을 확인하고, 중국 정부 대표단이 코로나19 방역 규칙을 이유로 거론했다고 전했다.

69세의 시 주석은 내달 당대회를 통해 역사적 3연임을 앞두고 있는 점을 로이터는 언급했다.

◇일부 자리만 마스크 벗고 '차별적 배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계기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사마르칸트에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있다. 뒤로는 중국 측 수행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우즈벡 측은 일부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다. 2022. 9. 15.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시 주석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마스크를 벗었다. 쿠렐수크 우흐나 몽골 대통령 등 정상과의 기념촬영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SCO 정상회의 차원에서는 만찬을 걸렀을뿐만 아니라, 부대행사인 정상들과의 사마르칸트 단체 관광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일부 정상과의 만남에서는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중국 정부 측이 상대 정상에게도 자체 방역을 요구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마스크 착용을 따로 당부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그럼에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국 오성홍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이는 중국 대표단이 제공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세계와 조화되지 못하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들어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봉쇄에 준하는 고강도 방역 정책 '제로(0) 코로나'를 고집하고 있다.

베이징과 청두 등 대도시도 확진자만 나왔다 하면 봉쇄에 준하는 이동 통제가 이뤄지고, 대규모 검진과 마스크 착용 강제 등을 유지 중이다.

다른 나라가 국경을 다시 개방하고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면서 '위드 코로나'를 진행 중인 것과는 대조적 행보다.

시 주석이 국외 개최 SCO 정상회의에 참석을 결정하면서도,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는 만참 불참 등의 애매한 행보를 보인 건 제로코로나와 위드코로나 간 부조화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베이징의 주거 지역에서 배달원이 주민에게 주문한 물건을 전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홍콩 때도 조심조심…11월 G20은 참석할까

시 주석은 '국내'로 여기는 홍콩 방문 때도 일정 내내 마스크를 쓰며 방역을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시 주석은 7월 1일 홍콩의 본토 반환 2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시 주석의 방문 때문에 홍콩 주요 당국자들은 행정장관까지 약 1000명이나 행사 참석 전 일정 기간 격리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다.

시 주석은 당시 이틀의 방문 중 1박을 홍콩이 아닌 중국 남부 심천으로 들어가 보내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이에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블룸버그에 시 주석의 참석 사실을 전했지만, 중국 정부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온 바 없다.

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제로 코로나가 대중국 해외 투자 발목 잡을 수도

제로코로나에 따라 여전히 중국 입국 시엔 격리 호텔에서 일주일을 보내야 하는 등의 출입국 불편함이 남아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제로 코로나 고집을 시장도 주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내년 전인대까지 제로코로나를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일부 전문가 중엔 제로코로나가 수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리서치 업체 트리비움 차이나의 공동 대표 트레이 맥아버는 시 주석이 이번 중앙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하는 공개활동에서 앞으로의 전략 추측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코로나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나아가 중국 정부의 코로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신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7월 홍콩 방문 뒤엔 열흘간 대중의 눈을 피해 올해 중 최장기 공백을 보였는데, 이때 격리했을 가능성이 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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