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기억에 남을 1년"..'오징어 게임', '에미상 6관왕'으로 유종의 미(종합)
'오징어 게임' 팀이 전하는 #K-콘텐츠의 위상 #시즌2 이야기
지난해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으로 새 역사를 써 내려가며 1년간의 여정을 뜻깊게 마무리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간담회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 배우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심상민 무술팀장,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이 참석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수많은 취재진은 현장에 모여 이들의 수상을 축하했고, 더 나아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K-콘텐츠의 위상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3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에서 이정재는 남우주연상을, 황동혁 감독은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Creative Arts Primetime Emmy Awards)에서 '오징어 게임'은 이유미의 여우 게스트상을 비롯해 프로덕션디자인상과 스턴트퍼포먼스상, 시각효과상까지 총 4관왕을 이뤄냈다. 여기에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추가하며 6관왕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드라마 연출 부문에 한국인으로서 최초 후보에 이어 수상까지 거머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황 감독은 "귀한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내일이면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지 딱 1년이 된다.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많은 트로피와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참석하게 돼서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평생 기억에 남을 1년의 여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정재와 이유미는 한국 국적으로는 최초 후보 선정이자 비영어권 배우로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이정재는 데뷔 첫 연출작 '헌트'로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참석하며 이날 부득이하게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그는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먼저 이정재는 "대한민국 시청자들에게 더더욱 감사드린다"며 "'오징어 게임'으로 많은 뉴스가 나왔고, 많은 어워즈에서 상도 많이 받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기쁜 일은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많은 세계인과 만나고 사랑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그는 "제2의, 제3의 '오징어 게임'이 계속 나와서 더 많은 한국의 훌륭한 필름 메이커들과 전 세계인들이 만나는 자리가 많길 바란다"며 "이 모든 영광은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준 여러분들의 응원과 성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모두의 기쁨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기다려 달라"고 마무리했다.
이날 자리가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감독과 배우를 비롯해 카메라 밖에서 묵묵히 노력한 여러 스태프가 함께했기 때문이다.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는 수상 소감과 함께 "앞으로도 황 감독과 호흡하고 싶다"고 바램을 드러내 유쾌함을 자아냈다.
또한 이태영 무술팀장은 "열심히 피땀을 흘려 누군가의 대역을 하던, 누군가의 가이드를 하던 늘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그 이면에 있는 서브 스태프들을 응원하듯이 저희도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더욱 힘내보겠다"고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가운데, 선두에 서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넷플릭스 탄생이 '오징어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다. 지금 K-콘텐츠에 대한 '붐'이 찾아왔다. 이를 이어 나가려는 많은 크리에이터와 배우들, 한국 문화에 종사하는 분들이 있기에 '붐'이 오래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갑자기 K-콘텐츠가 부각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제 대답은 같았다. 우리는 항상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었고, 이를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했다"며 "한국은 내수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였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꽃이 필 때가 온 게 잘 맞은 것 같다"고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이유를 짚었다.
이어 황 감독은 "K-콘텐츠는 어디에 내놓아도 하이퀄리티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치열하고 다이내믹한 사회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산되는 내용 또한 빠르게 변화고 치열한 사회의 문제점을 반영하고 있는 게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김지연 대표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에는 한국 콘텐츠를 한국어를 알고, 문화를 아는 사람들만 좋아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전 세계로 나가는 통로가 있고, 이 통로를 바탕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전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 덕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큰 몫을 한 거 같다. 또한 한국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재능이나 창작자들의 창의성이 단연코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 4000만 명이 시청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고, 뜨거운 관심과 인기에 힘입어 시즌 2 제작을 확정 지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내년에 촬영에 들어가고, 2024년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황 감독은 에미상 수상에 이어 시즌 2 제작에 대한 부담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담은 평생 친구처럼 지고 가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도 말할 수 없을 만큼의 부담을 지고 만들었다. 부담은 때로는 동력이 된다"고 답했다.
수상의 기쁨만큼, '오징어 게임' 시즌2를 향한 관심과 이목이 대단했다. 황 감독은 극 중 지영과 새벽 등 죽음을 맞이한 캐릭터들에 대해 "살리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사랑받았던 배우들을 쉽게 죽였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 2에 등장할 게임을 다 만들었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그는 "게임을 알고 보면 재미가 없다. 저희 작품은 참가자들에게 게임이 닥치는 순간의 긴장이 가장 큰 재미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분들이 알게 되더라도 기사로 안 써주셨으면 좋겠다. 혹여나 제가 술을 마시고 말한다면 제 입을 막아달라"며 "외국 유명 배우의 출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현장에 참석한 '오징어 게임' 팀은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작품이 잘 되면 감독과 배우들에게만 관심이 쏠리는데, 이번에 함께 한 스태프들 모두가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 너무 좋다"고 마무리 소감을 전했다.
황 감독은 "모든 행복과 기쁨은 다 잊고 집필 작업으로 매진하려고 한다. 2년 후에 나오게 될 시즌 2를 많이 기대하시고, 기다리고 계실 여러분들을 위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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