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6관왕' 황동혁 감독 "오겜 행복했던 1년 여정..시즌2 매진"(종합)

정재훈 채경선 이유미 황동혁 김지연 이태영 김차이 심상민(왼쪽부터). 사진|강영국 기자

글로벌 인기를 누린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 6관왕이라는 기록과 함께 행복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황동혁 감독은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실망시키지 않는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16일 오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가 열렸다.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스픽쳐스 대표, 배우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 심상민 무술팀장,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이 참석했다.

황동혁 감독은 “어제 공항에 이어 많은 분들이 저희를 축하해주러 나왔다. 이렇게 발걸음 해줘서 감사하다. 내일이면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지 딱 1년이 된다. 이런 뜻깊은 자리에 트로피와 제작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고 평생 기억에 남을 1년과 여정이 된 것 같다”고 인사했다.

이어 황동혁 감독은 “제일 받고 싶었던 상은 작품상이었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마지막 시상식에서 다 같이 한번 무대에 올라가고 싶었다. 다 같이 올라갈 수 있는 순간이 한 번쯤 있었으면 해서 작품상을 받았으면 하는 느낌이 있었다. ‘S’ 발음이 나오길래 ‘스퀴드’인 줄 아는데 ‘석세션’이라 실망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동혁 감독 사진|강영국 기자

황동혁 감독은 한국 콘텐츠들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K-컬쳐가 부각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외국 분들이 많이 물어봤다. BTS(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 게임’도 그렇고 제가 드린 대답은 우린 뭔가를 열심히 만들려고 했고 만들어왔다는 거다. 한국은 수출 위주의 나라였다. 문화 상품도 그렇고 제작자들도 진작에 해외로 돌려서 아이돌과 세계로 알리려고 했고 콘텐츠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미디어 발달과 함께 꽃 피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한국 콘텐츠 퀄리티가 높다고 하더라. 치열하고 다이내믹한 한국 사회에서 작품 내용들이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하게 현대 사회 문제점 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퀄리티와 더불어 전세계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고 관심받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한국 붐이 찾아왔고 한국 콘텐츠와 한식이 핫하다고 들었다. 지금 붐이 온 건 맞고 이 붐을 타고 이 열기를 이어가며 제작진과 배우 등이 많아서 그분들이 노력하면 자연스레 이 붐이 오래 이어지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재 사진|강영국 기자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에미상 시상식 참석 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연출 데뷔작 ‘헌트’ 홍보 일정이 있어 아쉽게 불참했다. 대신 영상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재는 수상 당시를 소감을 묻자 “아주 짧은 시간이었는데 불구고 내 이름이 맞나 싶고 순간적으로 0.1초 사이에 내 이름 맞나 싶었고 얼떨떨하더라. 많은 동료분들이 축하 문자를 많이 줘서 일일이 감사 답장을 쓰고 있다 보니까 조금 실감이 나고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들께 더더욱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으로 많은 뉴스가 나왔고 많은 어워즈에서 상도 받고 했지만 더 중요하고 기쁜 건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많은 세계인들과 함께 만나고 사랑받고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다. 앞으로 제2, 3의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가 나와서 훌륭한 필름 메이커들과 배우들이 세계인과 만나는 자리가 더 많이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전세계팬들 감사하다. 이 모든 영광은 여러분의 응원과 성원으로 이뤄졌다. 이 모든 기쁨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황동혁 감독도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해 귀띔했다.

그는 “다음 계획은 ‘오징어 게임2’를 해야 한다. 내년에 촬영하게 되지 않을까 싶고, 내후년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2년은 걸릴 것 같다”며 “지금 한참 대본을 쓰고 있다. 그 다음에는 영화를 하나 해볼까 생각한다. 그건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오징어 게임’을 쓰고 찍고 나서 그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가 흔들리고 삭신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 못하고 있다. 앞에 있는 것이나 잘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영화를 하고 나면 너무 사이가 벌어진다. 시즌 사이가 너무 벌어지면 그 사이 이정재 씨를 비롯한 배우들이 확 늙어버릴 수 있어서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오징어 게임’2 제작비나 제작 조건은 더 좋아질 것이다. 좋은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잘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황동혁 감독은 이유미가 연기했던 지영이 캐릭터의 시즌2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영이를 살리고 싶은데 새벽(정호연 분)이도 죽어서 고민이 많다. 특히 사랑받던 배우들을 죽여서 이렇게 될 줄 모르고 너무 쉽게 죽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동혁 감독은 “모든 작품 부담은 크다. 친구처럼 지고 간다. ‘오징어 게임’ 시즌2 부담되는 것보다는 부담은 늘 지고 간다. 부담은 때로는 큰 동력이 된다. 오히려 스스로 부담 느끼려고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동혁 감독은 “모든 관심이 주연이나 감독에게 쏠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고맙게도 스태프 시상식이 먼저 열려서 많은 스태프와 이유미도 상을 받고 좋은 소식이 들렸고 저희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서 그 일련의 과정이 좋았다. 모두 주목받을 수 있어 1년 여정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행복감을 떨쳐내고 다 잊고 집필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2년 후에 나오게 될 ‘오징어 게임’ 시즌2를 기대하고, 기다리고 계신 여러분을 위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저는 흐름이 깨져서 지금 다시 글로 들어가야 한다. 매진해서 다음 작품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실망시키기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후 첫 28일 동안 16억 5045만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 시간을 달성하는 등 전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정호연 위하준 허성태 김주령 이유미 등이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2021 고담 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 시리즈’에 해당하는 ‘획기적인 시리즈-40분 이상 장편(Breakthrough Series-over 40 minutes)’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2021 피플스 초이스어워즈’에서는 ‘올해의 정주행 시리즈’ 상을 받았고, 올해 초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정재와 정호연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배우 조합상(SAG)에서 남녀주연상을 받으며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13개 부문, 14개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4일과 12일 현지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 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 (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 (정재훈 외) 등을 수상, 6관왕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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