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 등 66명 최고위급 꾸려 방한..세 과시한 中 속내는?
겉은 답방 성격이지만 한·미 관계 재정립 등 압박
반도체 공급망 재편·북핵·사드 등 테이블 오를듯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66명의 대규모 수행단이 지난 15일 오후 방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겉으로는 지난 2월 당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대한 답방 성격으로 보이지만 실상으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개편 움직임에 따른 한·중 관계 재정립,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및 양국 간 역사 재해석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2박 3일 방한 일정에는 중국이 장관급 4명, 차관급 3명 등 최고위급 대표단 60여명 이상을 대규모로 대동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이는 지난달 초 미국의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방문 때 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리 상무위원장은 미 수행단 방문 당시 홀대론이 불거진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과도 직접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외교전에 나선 모습이다.
이번 방한은 의전 논란이 일었던 지난번 펠로시 의장 방문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펠로시 의장단 방문 당시 방문단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도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우리 측 인사가 공항에 나가지 않았던데다 윤 대통령은 휴가라는 이유로 만남 없이 전화통화만 하는 등 미 국가 원수급 방문단에 대한 홀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다르게 이번에는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 중국 수행단을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다.
이번 방문은 김 의장의 공식 초청으로 진행됐다. 리 상무위원장의 방한은 지난 2월 초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것에 대한 답방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중국 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은 물론 장관급 4명과 차관급 3명 등 총 66명의 고위급 인사가 방문했다는 점에서 양국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방문하는 중국 주요 인사는 양전우 전인대 상무위원회 비서장, 우위량 전인대 감찰 및 사법위원회 주임위원, 쉬사오스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주임 위원, 장예쑤이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위원,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우장하오 외교부 부장조리, 후샤오리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비서장 등이다.
더욱이 중국 측 대규모 방문단의 방한 시점이 윤 대통령이 오는 1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 나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방한에 앞서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열린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 내용을 제외해 논란이 된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기로 하는 등 한중 관계의 꼬인 외교 관계를 풀려고 노력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 방한에서 중국은 최근 미국이 집중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한국 측에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균형 잡힌 외교 관계를 정립하자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칩4’(Fab4·미국 한국 일본 대만)가 예비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이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 행보에 나선 만큼 한중 양국 간 외교관계 재정립 관련한 논의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또한 윤 대통령과 김 의장을 만나 리 상무위원장이 중국이 주장하는 사드 ‘3불 1한’(사드 추가 배치 금지·미국 미사일 방어 체제 불참·한미일 군사동맹을 결성 금지 및 성주 배치 사드의 제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지 주목된다. 또 한중 정상회담이나 북핵 문제 등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의장과 리 상무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김 의장과의 한중 국회의장 회담에서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회담 결과는 오후 3시 발표한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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