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목적 사육 진돗개 구했더니..천연기념물 '무단 반출' 고소

동물단체 라이프 "학대 동물 구조한 것"
"진도군청·문화재청 담당자들 직무 책임 물을 것"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지난해 8월31일 전남 진도군 한 개식용농장에서 진돗개를 비롯한 개 65마리를 구조했다. 사진은 당시 농장의 뜬 장에 방치돼 있던 진돗개의 모습. (라이프 제공) 2022.9.16/뉴스1

(진도=뉴스1) 이승현 기자 = 전남 진도의 한 개식용농장에서 사육된 진돗개를 구한 동물단체가 지방자치단체에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물단체는 진도군청과 문화재청 담당 관련자들을 천연기념물 관리 부실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8월31일 전남 진도군 한 개식용농장에서 사육된 진돗개 4마리를 비롯한 총 65마리의 개를 구했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단체를 천연기념물 무단반출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라이프는 "관계 기관 담당자들의 관리 부실 등 직무와 관련된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단체는 "지난 2021년 7월 초 진돗개의 고장에서 진돗개를 식용으로 이용한다는 제보를 받고 8월 말까지 왕복 700㎞가 넘는 거리를 매주 방문했다"며 "진도군청 관계자들의 협조를 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농장주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2000만원을 주고 65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된 개들 중 4마리가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 였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며 "학대동물을 구조한 것이지 무단 반출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도군청과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이 불법으로 도살돼 왔던 현실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한 적도, 실태 등을 제대로 조사한 적도 없으면서 단체를 천연기념물 무단반출 혐의로 고발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라이프는 전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진도군청과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 담당자의 관리 부실 등 형사상 책임을 묻고 민사적인 부분까지 법적 판단에 맡길 계획이다"고 밝혔다.

단체는 "현재도 진도의 또 다른 개농장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 제2, 제3의 개농장이 발견된다면 진도군청, 문화재청,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민들께 무엇이라고 변명할지 심히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뉴스1>은 진도군청 진도축산과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관외 출장으로 인해 통화연결이 어렵다"는 입장을 들었다.

앞서 진도군은 지난 4월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천연기념물을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 진도개보호지구 밖으로 반출했다는 이유에서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