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단, 죄수 우크라 파병 논란에 "당신 자녀들 전쟁터 보내든가"
러시아의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 대표가 교도소 수감자들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영상이 유출됐다. 러시아 정부가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죄수들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 그룹 대표가 러시아의 한 교도소를 찾아 죄수들의 군입대 자원을 설득하는 연설 동영상이 공개됐다고 15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BBC는 동영상이 촬영된 곳은 서부 요시카르올라의 교도소이며, 안면인식 프로그램과 복수의 정보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연설자는 프리고진 대표가 맞다고 전했다. 다만 누가 영상을 찍었고 어떻게, 정확히 어느 시점에 유출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전날 러시아 반정부 단체 ‘러시아 크리미널’은 5분32초 분량으로 영상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
프리고진 대표는 이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의 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누구든 와그너 그룹에서 6개월 복무하면 다시는 교도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러시아 법은 죄수들이 군복무나 용병 복무의 대가로 석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프리고진 대표는 성범죄자라도 면접만 통과하면 용병으로 합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2세부터 용병에 지원할 수 있으며, 더 나이가 어린 경우 가족 또는 친척의 동의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만약 당신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해서 그것이 당신을 위한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고진 대표는 동영상이 폭로된 이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내가 감옥에 있었다면 조국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와그너 그룹과 함께 하는 꿈을 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수나 용병이 전쟁에 나가 싸우는 것을 원치 않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며 “민간 용병회사나 죄수, 아니면 당신 자녀들 중 하나가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 당신들이 결정하라”고 덧붙였다.
BBC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정부가 그만큼 병력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범죄자를 대상으로 용병 모집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와그너 그룹이 이 작업에 투입됐는데, 이들은 교도소 17곳에서 재소자 1000명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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