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신 중소기업 입사한 스무 살, 8년 후 모습은? [고졸 마이스터 기획 4편]
[EBS 뉴스12]
직업계고 학생들의 교육 실태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시간입니다.
직업계고만 나와 고졸 취업을 하면, 단순한 직무만 하면서 경력을 쌓아나가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하기 나름이죠.
고졸취업자를 위한 대학진학 제도도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도 하고, 대학도 다니며 경력을 쌓아가는 고졸 취업자를 만나봅니다.
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소기업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설비를 개발하는 28살의 라웅재 과장.
입사 9년 차인 그는 마이스터고등학교 재학 시절, 대기업에 합격하고도, 중소기업을 선택했습니다.
병역특례를 받고, 직장에 다니며, 대학 진학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웅재 씨는 지난 6년 동안 주중엔 회사를, 주말엔 학교를 다니며, 마침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에선 융합공학을, 대학원에선 자동화 공정에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덧입혀 생산성을 높히는 스마트팩토리융합학을 전공했습니다.
단순 설계에 머물던 직무도 설비 연구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인터뷰: 라웅재 과장 / 에프원테크 기술연구소 (수원하이텍고·한국기술교육대 석사 졸업)
"어느 순간에 대학교 한 3학년 4학년쯤에 시너지가 딱 맞았던 시기가 온 것 같더라고요. 역량이나 업무 능력에 맞춰서 대우를 해주신 게 큰 것 같고요."
웅재 씨는 기업의 '현장교사'이기도 합니다.
교사이자, 멘토로서 후배들이 학습과 직장생활의 균형을 맞추도록 돕습니다.
인터뷰: 임종권 선임 / 에프원테크 설계팀(수원하이텍고 졸업, 한국기술교육대 3학년)
"일하면서 같이 업무 시간에도 붙어 있고 따로 시간도 내서 (현장) 수업도 듣고 하다 보니까 업무에 좀 더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의 높은 퇴사율은 중소기업의 오랜 고민입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일학습병행을 통해, 실무능력에 더해 학력까지 쌓으면서, 퇴사율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생산성도 높아져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4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 윤형규 대표 / 에프원테크
"배워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고 우리가 머물러 멈춰 있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일학습병행을 계속 진행한 거고요."
고용노동부는 고졸 재직자를 대상으로 전문대와 4년제 대학에서 일학습병행을 지원합니다.
한국폴리텍과 한국기술교육대, 국립대 등 대학 66곳에서 운영되고, 학비는 전액 지원됩니다.
인터뷰: 이진구 학장 / 한국기술교육대 일학습병행대학
"국가 차원에서는 어떤 기업이 어떠한 인재가 필요한지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를 기업 입장에서 좀 컨설팅을 해주면서 전문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거죠."
고졸 취업을 해도 단기간, 단순 노동에 머물던 직업계고 졸업생들.
선취업후진학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다가올 미래를 미뤄서 대학을 그 시간을 채우는 것보다는 일을 하면서 그 일을 하다가 아니면 다른 진로를 선택해도 되니까 바로 사회에 뛰어들어서 일을 하면서 본인이 스스로 겪는 것도 좋다고 보거든요."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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