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현장] 에미상 6관왕 '오징어 게임' 금의환향.."시즌2 게임 준비 끝"

조은애 기자 2022. 9.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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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의 쾌거를 거두고 금의환향한 '오징어 게임' 팀이 벅찬 소회를 전했다.

16일 오후 웨스틴 조선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황동혁 감독, 사이렌 픽처스 김지연 대표, 배우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훈 VFX 수퍼바이저, 심상민 무술팀장,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해 9월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된 이후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SAG),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등 해외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제74회 에미상에서 여우게스트상(이유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정재훈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임태훈 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 채경선 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까지 6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히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연출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후보로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해낸 전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이정재와 이유미 역시 한국 국적 최초의 후보, 비영어권 배우로서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날 에미상 트로피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팀은 감사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황동혁 감독은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내일이면 저희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공개된 지 딱 1년이 된다.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많은 트로피와 함께 하게 돼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평생 기억에 남을 1년의 여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연 대표는 "감독님 말씀처럼 내일이면 공개 1년이 된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오기까지 힘들고 놀랍고 기쁘고, 여러 롤러코스터 같은 해였다. 좋게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이런 자리에 올라온 경험이 없어서 너무 떨린다. 촬영하면서 김지연 대표님이랑 '우리 잘 만들어서 에미상 한번 가보자!' 이런 얘기 했었는데 그게 이뤄져서 너무 행복하고 울컥했다. 이런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정재훈 VFX 수퍼바이저는 "시각효과를 담당했었다. 황 감독님이랑 세 작품 같이 했는데 현장은 항상 재밌고 결과도 행복했다. 이런 결과가 나와서 정말 행복하다. 전 세계인들 모두 볼 수 있게 만들어준 넷플릭스에도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다"며 웃었다.

심상민 무술팀장은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좋은 결과를 이뤄내서 감사하고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했고, 이태영 무술팀장은 "저희는 스턴트가 생계라서 한번 죽으면 못 나오는 현장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살아남으려고 몸을 많이 썼다. 재밌게 끝내고 좋은 분들과 좋은 자리까지 오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차이 무술팀원은 "에미상에 스턴트 부문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는데 그 상을 저희가 받아서 너무나도 영광이었다. 앞으로도 더 활발하고 안전하게, 열심히 촬영해서 더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 비결과 더 많은 K-콘텐츠의 성공을 위한 제도적 환경에 대한 바람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처음엔 극장 영화로 생각했다가 많은 한계에 부딪혀서 포기했던 작품이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서비스가 탄생하고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당연히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계기, 큰 인기를 가져다준 계기가 됐다. K-콘텐츠 붐이 오긴 왔다. 해외 어느 도시에서는 한국 음식까지도 핫하게 자리잡았다고 들었다. 이 붐을 타고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오래 이어지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지연 대표는 "세상이 바뀐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의 신드롬 같은 확산을 보면서 '이런 게 되는 세상이 왔구나' 충격적이고 새로웠다. 그런 일이 벌어진 게 불과 1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 같다. 제도적으로 K 콘텐츠 육성에 대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제 경험상 '뭘 만들자!' 하고 의도를 갖고 달려가는 순간 오히려 안 되는 것 같다. 작가들이나 창작자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와 인내심을 주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과 유형, 무형의 자본들을 투자해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황동혁 감독은 "BTS, '기생충' 그리고 '오징어 게임' 등 K-컬처가 세계적으로 부각되는 이유에 대해 외국 분들도 많이 물어보시는데 제가 항상 드리는 대답은 우린 그냥 계속 열심히 뭔가 만들고 있었고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해왔다. 우린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아닌가. 작은 반도에 갇혀서 만족하기보다 상품이든 인재든 해외로 보내려고 노력해온 나라다. 해외로 눈을 돌려서 시장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해오신 분들이 많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게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함께 꽃이 된 것 같다. 한국 작품들이 가진 레벨과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 어디에 내놔도 하이 퀄리티를 보여준다. 그리고 굉장히 치열하고 다이내믹한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산되는 작품의 내용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많이 반영해서 높은 퀄리티와 더불어서 전 세계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특히 황동혁 감독은 에미상 시상식 비하인드 스토리와 현재 작업 중인 '오징어 게임2'에 대해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에미상에서 제일 받고 싶은 상은 작품상이었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마지막 시상식이라서 다같이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이 한번쯤 있길 바라긴 했다. 발표할 때 'S'(에스) 발음이 나오길래 '스퀴드 게임'인 줄 알았는데 '석세션'이라고 해서 실망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징어 게임2'는 내년에 촬영하고 내후년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 2년은 걸릴 것 같다. 지금 대본을 쓰고 있다. 게임은 다 만들었는데 공개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혹시 알더라도 비밀로 해달라"며 "그 다음엔 영화를 하나 해볼까 생각 중인데 너무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 '오징어 게임'을 다 쓰고 찍고 그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가 흔들리고 삭신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앞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황동혁 감독은 "보통 작품이 잘 되면 모든 관심이 주연 배우나 감독한테만 쏠리는데 이번엔 다행스럽게도 스태프 시상식이 먼저였다. 많은 스태프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렸고 그 기운이 이어진 것 같다. 모두가 함께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게 1년 여정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저는 이제 즐거움과 행복은 잊고 집필 작업에 매진하려고 한다. 2년 후에 나오게 될 시즌2도 많이 기대하실 여러분들을 위해서 좋은 작품 만들겠다. 제가 문자 답장 안 해도 이해해달라. 저도 진짜 많은 인터뷰도 하고 싶지만 글을 쓰다가 가서 리듬이 깨졌다. 빨리 다시 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다음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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