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최초"..'오징어 게임' 팀, 364일 여정 마치고 금의환향 [종합]

우다빈 2022. 9.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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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공개 1주년 앞두고 화려한 여정 마쳐
황동혁 감독이 밝힌 시즌2·한국 콘텐츠의 미래
이정재, 영상으로 등장 "제2의 '오징어 게임' 기다려"
황동혁 감독을 비롯한 오징어게임 주역들이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팀이 354일의 여정을 마쳤다.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낸 신드롬은 전 세계를 열광시켰고 주역들에게는 글로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정재를 비롯해 정호연 오영수까지 '오징어 게임'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황동혁 감독과 수상자들은 트로피를 한 손에 들고 국내 취재진을 만나 각자의 소감을 전했다.

1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에서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황동혁 감독 김지연 제작사대표와 배우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심상민 무술팀장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이 참석했다. 함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영화 '헌트' 토론토 영화제 참석으로 불참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공개된 2021년 전 세계를 뒤흔들며 K-콘텐츠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비롯해 13개 부문, 총 14개 후보에 올랐으며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 (1시간 이상) (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 (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 (정재훈 외)을 수상하며 한국 콘텐츠의 새 역사를 장식했다.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영광의 1년

황동혁 감독이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황동혁 감독은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내일이면 작품이 공개되는 딱 1년이 된다. 이렇게 뜻깊은 자리를 많은 트로피와 함께 하게 돼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평생 기억에 남을 1년의 여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연 대표는 "좋은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힘들고 기쁘고 롤러코스터 같았던 한 해였다. 좋게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면서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유미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좋은 상을 받아 감사하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날 이정재는 영상으로나마 등장했다. 그는 "부득이하게 일정상 영상으로 인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이정재는 에미상 남우주연상 뿐만 아니라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을 비롯해 미국배우조합상·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정재는 에미상 남우주연상으로 호명됐을 때를 두고 "아주 짧은 순간 내 이름이 맞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3번은 지나갔다. 여전히 얼떨떨하고 한국 많은 동료분들의 축하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 일일이 감사 답장을 쓰고 있으니 조금 실감이 난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시청자들에게 더더욱 감사드리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더 기쁜 일은 한국 콘텐츠가 많은 세계인들과 함께 만나고 또 사랑받고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앞으로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나와서 더 많은 배우와 제작자들이 세계인들과 만나길 바란다"고 소망을 비췄다. 영상 말미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이 모든 기쁨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다. 시즌2를 기다려주시길 바란다"면서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K-컬쳐 부각…황동혁이 바라본 미래

영화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이후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연출가로서 새로운 서막을 열게 됐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스틸컷

영화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이후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연출가로서 새로운 서막을 열게 됐다. 2008년 한국형 서바이벌 게임에서 기인한 '오징어 게임'은 극한 경쟁의 서바이벌을 인간성과 결부시키면서 작품성과 오락적인 면에서 큰 인정을 받았다.

영화 '기생충'과 그룹 방탄소년단의 신드롬급 흥행, 여기에 '오징어 게임'까지. 전 세계는 지금 한국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한국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의 전망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극장 영화로 생각했다가 한계에 부딪혀서 포기했다. 넷플릭스 플랫폼이 없었다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플랫폼의 탄생이 '오징어 게임'을 만들었다"면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부터 '오징어 게임'이 탄생했음을 강조했다.

영화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이후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연출가로서 새로운 서막을 열게 됐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스틸 컷

아울러 K-콘텐츠 붐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전세계적으로 한국 붐이 온 것이 맞다. 저는 많은 크리에이터, 제작자들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이 붐이 오래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만들고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했다. 한국은 수출 위주의 나라다. 작은 반도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로 나아갔다. 문화 상품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꽃이 필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지연 대표 역시 한국적 컬러, 한국적 이야기 등 의도적으로 유행을 만드는 것보다는 오히려 창작자들에게 기회와 인내심을 주면서 좋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공감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도 넘쳤다. 황동혁 감독은 "한국 콘텐츠는 어디에 내놓아도 하이 레벨이다. 굉장히 치열하고 다이내믹한 사회에서 생산되는 내용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한 현대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높은 퀄리티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인정받게 된 계기"라고 분석했다.

신인이었던 이유미는 이번 작품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이자 한국 배우 중 처음으로 이뤄낸 경이로운 결과다. 이유미는 "모든 세트장이 완성된 순간 카메라 앞에 선다. 가장 날것의 느낌을 받고 흡수하는 게 저희 몫"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징어 게임'으로 이름을 알렸고 드라마 주연작까지 거머쥐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유미는 "조금 더 배우로서 다양한 길을 가게 됐고 조금 더 용기를 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배우 이유미(왼쪽부터)와 황동혁 감독, 김지연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황동혁은 에미상 시상식에서 가장 받고 싶었던 상으로 작품상을 꼽았다. 마지막 시상식에서 팀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초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시즌2는 어떻게 진행될까. 황동혁 감독은 "내년에 시즌2 촬영을 하고 내후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한창 대본을 쓰고 있다. 그 다음에는 영화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 '오징어 게임'을 다 쓰고 찍는 생각만 하면 이가 흔들린다. 시즌 간 시간이 길어지면 이정재가 빠르게 늙을 수도 있다"고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워낙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덕분에 할리우드 배우들의 출연이 성사될지 궁금증도 모였다. 황동혁 감독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오징어 게임'의 팬이라고 직접 말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제안을 해볼까 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모두의 관심 속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부담감은 어떨까. 이에 황동혁 감독은 "부담은 평생 친구처럼 같이 가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을 처음 할 때도 부담이 컸으나 동력이 됐다. 지영(이유미)는 살리고 싶은데 새벽(정호연)도 죽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다. 특히 사랑 받은 배우들이 죽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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