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넷플릭스 없었다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 황동혁 감독X이정재, 신드롬 1년 소회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이, 배우 이정재가 미국 에미상 6관왕 달성으로 1년째 이어진 글로벌 신드롬의 절정을 찍으며, 소회를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2022) 수상 기념 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자 황동혁 감독,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와 지영 역의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심상민 무술팀장,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 등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17일 공개 이후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이끌며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특히 '오징어 게임'은 12일(현지시각) 열린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비롯해 13개 부문, 총 14개 후보에 올랐던 바. 그 결과,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 (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정재훈 외)을 수상하며 한국 콘텐츠의 새 역사를 썼다.
더불어 '오징어 게임'은 작품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량 기준 16억 5,045만 시간을 기록해 부동의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 한국 문화 열풍을 일으킨 것.
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의회는 매년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제정하기까지 했다. 한국 작품을 기리는 날을 제정한 건 '오징어 게임'이 최초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은 지난 1년간 한국 콘텐츠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에미상뿐만 아니라 미국 양대 영화상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영수가 남우조연상(TV 드라마 부문)을 수상했고, 이정재 또한 최초로 미국배우조합상(SAG), 스피릿어워즈,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등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싹쓸이하며 '오징어 게임' 주역들은 세계 유수의 시상식을 석권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1의 성공에 대한 창작자를 위한 보상 등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협의를 바탕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이날 황동혁 감독은 "정말 내일이면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지 딱 1년이 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뜻깊은 마지막 자리를 배우, 제작진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평생 기억에 남을 1년의 여정이 될 거 같다"라고 가슴 벅찬 심경을 밝혔다.
특히 그는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없었다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글로벌 플랫폼의 탄생이 '오징어 게임'을 만들 수 있던 계기였고 이런 큰 인기를 가져다준 확실한 계기이다"라고 강조했다.
황동혁 감독은 "영화, K팝 모든 한국 콘텐츠, 심지어 한식까지 다른 나라 어느 도시에서든 핫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에 한국 문화 붐이 온 건 맞고, 이 열기를 계속 이어나가려는 많은 크리에이터, 배우분들 등 종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하시면 자연스럽게 이 붐이 오래 이어지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열심히, 치열하게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라고 짚었다.
'오징어 게임2'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황동혁 감독은 "저의 다음 계획은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찍어야 한다. 아마 내년에 촬영하여 내후년쯤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공개까지 한 2년은 걸릴 거 같다. 지금 한창 대본을 쓰고 있는 와중인데, 게임은 다 설정하긴 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극 중에서 사랑받은 배우들이 다 죽어버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너무 쉽게 죽였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황동혁 감독은 "그다음엔 영화를 한 편 해볼까 싶었는데, 너무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 시즌2 상상만으로도 이가 흔들리고 삭신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라, 앞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잘하자는 마음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아쉽게 불참한 이정재는 사전에 찍어둔 영상을 통해 인사를 건넸다. 먼저 그는 "저도 그 자리에서 함께 인터뷰를 당연히 했어야 했는데, 에미상 끝나자마자 원래 예정된 일정이었던 토론토국제영화제에 '헌트'를 알리기 위한 스케줄이 겹쳤다. 부득이하게 영상으로 인사드리게 됐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이정재는 에미상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던 영광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아주 짧은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이름이 맞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런 의문이 세 번이나 지나갔다"라고 회상했다.
이정재는 "여전히 얼떨떨한데, 한국에서 동료분들의 축하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 일일이 감사 답장을 쓰고 있다 보니 이제 조금 실감이 난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께 더더욱 감사드리고 있다"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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