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보 "신경안정제 복용 中, 마약 혐의 결백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이상보가 '마약 배우' 논란에 휘말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 체포됐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16일 이상보는 스포츠투데이와 전화를 통해 "이미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이긴 한데 제 가족사를 얘기 안 할 수 없다. 제가 가족사로 신경안정제를 복용 중이다. 주치의 선생님도 인터뷰하신 내용처럼 치료차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가 된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논현동 자택에서 약 복용 당시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떠올렸다.
이상보는 "추석 당일 저는 혼자 지내고 있고, 가족이 없어 갈 곳이 없다 보니 밖을 나갔는데 모든 가게가 닫혀있더라. 그게 너무 쓸쓸했다. 어찌 됐든 다른 사람들은 다 명절을 쇠러 가서 뭘 어찌할 수 있는 게 없어 집에 돌아와 신경안정제를 먹었다. 그래도 그날따라 유독 마음이 허하고 공허했다. 다들 가족들 만나고 있을테니 주변에 연락할 곳도 없고... 그 상태에서 집에 맥주가 있길래 영화나 하나 틀어놓고 마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제 상태가 마취가 깰 때의 몽롱함? 분별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놔두면 큰일 나겠다 싶어 바로 구토하려고 했지만 먹은 게 없어 나오지 않더라"며 "다신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생각도 들고. 뭐라도 챙겨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명절이라 연 곳이 편의점밖에 없어서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다만 간단한 슬리퍼 차림으로 나선데다 가파른 언덕 경사에 어지럼증까지 겹쳐 비틀거렸다. 이상보 이야기에 따르면 안정을 취해야겠다 생각했지만, 빼먹은 것이 있어 편의점을 두 차례 오가는 사이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상보는 "내리막길에서 조심히 걸어도 속도가 붙어 제가 옆에 기둥을 잡았는데도 심하게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제가 알기론 그걸 보고 누군가 제보를 했다고 한다. 처음엔 (제보 내용이) '다친 사람이 있는 거 같다'라고 들었는데 얘길 들어보니 마약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얘기가 나왔다더라. 그래서 억울한 부분이 부분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이상보는 자택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간이 마약 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마약 양성 반응 나왔다는 경찰 보고와 달리, 이후 공개된 병원 기록에서는 마약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에서 나온 것은 삼환계 항우울제였다. 이상보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에서 주치의 처방에 따라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복용 중인 약물.
이상보는 다음 주 나올 것으로 예상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결과가 나올 때까진 섣부르게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저는 결백하다. 언론에 나온 기사내용, 한양대학교 병원 기록지, 신경정신과 주치의 인터뷰 내용 모두 거짓이 없다. 제가 살을 덧붙이거나 뺀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가 복용 중인 약은 신경안정제 일부지 마약 같은 불미스러운 성분이 있는 약은 절대 아니다"며 마약 투약 혐의에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억울한 부분이 있어도 제 불찰로 인한 사건이다보니 먼저 사과를 드리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사과를 전했다.
이상보는 "제가 2009~2010년부터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약물과 다른 치료도 병행하며 정서적인 충격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면서 가족사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약을 처음 복용하고 치료하기 시작한 것이) 아마 2009년인가 2010년쯤일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시점이라 그때부터 멘탈적으로 흔들렸다. 그리고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누님이 돌아가셨다. 최근엔 어머님이 암투병을 7~8개월 하시다 돌아가셨다. 이런 얘긴 처음 하는 거 같은데 아주 화목했던, 저를 포함한 일가족이 각자 다른 사유로 돌아가셔서 그 충격이 더 컸다. 길지 않은 시간 사이 가족을 모두 순서대로 잃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그렇다보니 병원 진료를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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