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방 때 일 벌인다"..이준석 '제명 시나리오' 가능성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를 찾아 당원·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로 자신이 제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실현 가능성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윤리위는 언제든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안을 논의할 준비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오히려 당에서 이 전 대표를 내쫓았다는 이미지가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그럴 확률은 낮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채무자(국민의힘) 측이 각하전술을 쓰는 것 같다", "빌미를 만들어서 제명 시나리오, 이런 것을 만들어서 (이준석은) 당원이 아닌데요, 이렇게 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윤리위 전체회의가 다음 가처분 심문 기일과 같은 날인 28일에 예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28일도 제 생각에 디코이(decoy·미끼) 같은 것이라고 본다"며 "윤리위라는 것이 사실 오늘 열겠다고 하면 오늘 저녁에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이미 당헌 개정에 따라 대표직에서 해임됐고 윤리위 징계로 당원권이 정지됐기 때문에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각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 심리일인 오는 28일과 윤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는 18일 사이에 당이 윤리위를 열어 자신을 제명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현재 윤리위 전체회의는 가처분 심리일과 같은 28일 예정되어있다.

이 전 대표는 "역사적으로, 또 몇 달간 살펴보면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어디 가시면 꼭 그때 일을 벌인다. 이 사람들이"이라며 "(윤 대통령이) 체리따봉(텔레그램 이모티콘을) 하시고 휴가 갔잖아요. 그사이에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한다고 난리가 났잖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휴가 사이에 비대위를 완료하라는 식의 지령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때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간 사이 엄청나게 공격이 들어왔다"면서 "이번에 또 순방 가신다고 하는데 그사이에 아마 또 뭔가를 꾸미고 있지 않을까, 이제 패턴이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윤리위원회 시작 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전 대표 제명 시나리오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제명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윤리위 추가징계는 이미 의원총회에서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이라며 "윤리위는 '언제든지 추가징계로 이 전 대표를 제명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타이밍이나 여론을 보는 시기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28일 이전에 이 전 대표가 제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제명 시나리오'가 실행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를 쫓아내는 이미지가 더욱 부각돼 여론상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 저 대표가 어떤 형태로 타격을 받아도 국민의힘에는 득이 될 것이 없다"며 "이 전 대표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더 목소리 내면서 더 강하게 당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당에서 빨리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