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본질 담은 '본 핑크'.."'셧다운' 듣자마자 이건 타이틀곡"
타이틀곡 '셧다운', 파가니니 '라 캄파넬라' 샘플링
발라드·레트로 등 8곡 수록..걸그룹 새 역사 쓰나
블랙핑크가 정규 2집을 내놓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블랙핑크는 16일 낮 1시 정규 2집 <본 핑크>를 공개했다. 2020년 10월 발매한 정규 1집 <디 앨범> 이후 1년11개월 만이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셧다운’을 비롯해 8곡이 실렸다.
멤버 로제는 “<디 앨범>이 오롯이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앨범은 ‘본 핑크’라는 타이틀처럼 블랙핑크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블랙핑크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했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힙합을 기반 삼아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끊임없는 변주를 거듭하며 블랙핑크의 명확한 색깔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타이틀곡 ‘셧다운’은 19세기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작곡한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기존 음원을 그대로 따서 쓰는 음악기법)해 트렌디한 힙합 비트를 얹은 곡이다.
블랙핑크의 카리스마를 표현했고, 멜로디는 강렬한 중독성을 예감하게 했다. 멤버들의 탄탄한 보컬과 다이내믹한 랩은 곡의 신비로운 매력을 극대화했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표현한 직설적 노랫말은 어두운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빛을 발하며 묘한 긴장감을 남긴다.
제니는 “우리가 이 곡을 듣고 처음 느꼈던 감정과 짜릿한 전율이 음악을 듣는 모든 분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리사는 “녹음실에서 다 같이 모여 이 곡 도입부를 처음 들었을 때 멤버들 모두 아무 말도 못 하고 서로 쳐다만 봤다”며 “서로 눈빛을 통해 ‘이건 타이틀곡이야’라고 말하고 있었다”고 했다.
‘셧다운’ 뮤직비디오에는 소속사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역대 최대 제작비가 들어갔다. 압도적 규모의 세트, 화려한 영상미와 함께 펼쳐진 블랙핑크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강렬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거리엔 블랙핑크의 히트곡 제목이 숨겨져 있어 팬과 함께한 지난 음악 여정을 떠올리게 한다.
지수는 ‘셧다운’ 뮤직비디오에 대해 “세트장과 힙한 소품, 전반적으로 강렬한 분위기의 스타일링이 음악과 잘 어울렸다. 뮤직비디오를 유심히 보면, 블랙핑크의 기존 히트곡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 속에서 자유롭게 연기를 펼치는 저희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외 <본 핑크>엔 먼저 공개된 ‘핑크 베놈’을 비롯해 중독적인 후렴구가 돋보이는 힙합 장르의 ‘타이파 걸’, 지수와 로제가 작사에 참여한 1980년대 레트로풍의 사운드가 매력적인 ‘예예예’, 고풍스러운 기타 리프와 강렬한 비트가 조화를 이룬 ‘하드 투 러브’가 실렸다. 또 블랙핑크의 성숙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서정적 발라드 장르인 ‘더 해피스트 걸’, 힙합과 록 요소가 들어가 그 자체로 이채로운 ‘탈리’, 온라인 게임 콘서트에서 선보인 ‘레디 포 러브’도 들어가 있다.
블랙핑크가 새롭게 써 내려 갈 기록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지난달 19일 먼저 선보인 노래 ‘핑크 베놈’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모두 22위로 데뷔하는 등 선전하면서 이번 앨범의 기대감도 높다. <본 핑크>는 선주문 200만장을 넘어서며 케이(K)팝 걸그룹 최초 ‘더블 밀리언셀러’ 등극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 앨범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로 데뷔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른 케이팝 그룹은 방탄소년단(BTS)·슈퍼엠·스트레이키즈로 모두 보이그룹이었다. 지금까지 걸그룹 최고 기록은 블랙핑크 자신이 1집 <디 앨범>으로 이룬 2위였다. 1위를 차지하면, 케이팝 걸그룹 앨범으로는 처음이다.
블랙핑크는 팝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2022 엠티브이(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2관왕을 거머쥐었다. 올해 신설된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와 함께 멤버 리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솔로곡 ‘라리사’로 ‘베스트 케이팝’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블랙핑크는 이번 앨범 발매와 함께 대규모 월드 투어도 돈다. 오는 10월 15~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등에서 공연을 펼쳐 전세계적으로 150만 관객 동원을 예고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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