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적극 지지 기대했던 푸틴..中 '미온적 태도'에 부담 가중
기사내용 요약
시진핑 주석, 러와의 정상회담서 우크라전 언급 안해
중국 측 미지근한 반응으로 푸틴 대통령 고립 심화
전문가 "푸틴 서방과의 단절로 중국에 대한 협상력 약화"
중, 러 핵심 무역 파트너 역할 했지만 러에 무기 공급 안해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려한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은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한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 대통령보다 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도 확연히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지난주 우크라이나 동북부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러시아로서는 가장 강력한 국제 파트너의 완전한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정상회담서 '우크라전' 언급 피해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TV로 중계된 모두 발언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된 중국 친구들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시 주석은 최근 몇달 간 중국의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의 잘못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하 언급을 하지 않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세계관에 관한 일반론을 거론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 중국은 성명에서 "러시아와 함께 각자의 핵심 이익에 관한 문제에 서로 강력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 2월 초 시 주석이 했던 발언과 다른 분위기다. 양국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 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두 국가 간 파트너십에는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방과 단절한 푸틴 대통령 '고립무원'
세르게이 라드첸코 존스홉킨스 국제학 대학원 교수는 "푸틴이 서방과 단절하면서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라드첸코 교수는 "그가 의지할 곳은 중국 밖에 없다"며 "그러나 중국은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데 철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마치 러시아가 강대국처럼 행동하지 않고 지역 불안정을 조성한다고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스인홍 중국 인민대 교수는 "시 주석이 최근 수년간 양국의 전략적 관계에 대해 해왔던 말 가운데 가장 신중하고 억제된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라드첸코는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부분적으로 세계 식량과 에너시 시장에 혼란을 조성했고 중국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신중한 발언과는 대조적으로 푸틴 대통령은 미국 주도 세계질서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국제법과 유엔의 중심적 역할에 기초한 정의롭고 민주적이며 다극적인 세계 질서 형성을 공동으로 지지한다"며 "그것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설명조차 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려는 규칙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중러 정상회담 평가절하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NN에 "중국을 향한 우리의 메시지는 일관적이었다. 그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일을 감안할 때 푸틴과 평소처럼 사업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인 일을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의 영토를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금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푸틴이 그것(중국의 우려)을 수용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이 등을 돌린 이후 러시아의 핵심 무역 파트너 역할을 해왔지만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에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러시아는 양국간에 미묘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중러) 정상회담은 훌륭히 진행됐다"며 "우리는 국제정세에 전적으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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