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회, '우크라 반격 대처 실패 책임' 쇼이구 국방장관 청문회 검토

박효재 기자 2022. 9. 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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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해 12월 모스크바 군사전시회를 방문해 전시된 무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러시아 연방의회 하원(국가두마)이 국방장관을 불러들여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한다. 지난 몇 주 새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일부 점령지를 내준 것을 두고 국방장관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세르게이 미로노프 ‘정의 러시아당(SRZP)’ 대표가 국가두마에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 대한 비공개 청문회를 제안했다고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미로노프 대표는 오는 19일 국가두마 평의회에서 쇼이구 장관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로노프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에도 트위터에 “국회의원들이 시민들을 이롭게 할 모든 질문을 비공개 회의를 통해 할 수 있도록 회기소집을 제안했다”고 알렸다.

러시아 국회가 국방장관을 불러 직접 책임을 물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미로노프가 이끄는 SRZP는 친정부 성향의 위성정당이다. 미로노프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강력하게 지지한 바 있다.

실제로 청문회가 열릴 경우 우크라이나군 반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해 쇼이구 장관을 성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 러시아에 빼앗긴 헤르손, 자포리자 등 남부 전략적 요충지 수복작전을 개시했고, 제2 도시 하르키우가 속한 북동부 하르키우주 외곽으로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군에게 하르키우주에서의 퇴각은 수도 키이우에서 퇴각한 이후 가장 큰 패배로 받아들여진다. 우크라이나군의 선전에는 서방의 무기지원도 주효했지만, 러시아군의 전술 실패도 원인으로 꼽힌다.

쇼이구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전쟁이 실패로 끝날 경우 쇼이구 장관이 제일 먼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국 군대가 우크라이나군에 밀리는 상황에서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병력 증강의 구실을 좀처럼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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