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의 기념비" 백남준 '다다익선' 다시 켜졌다
[앵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중앙 홀에 우뚝 서 있는 백남준 작가의 초대형 비디오아트 작품 '다다익선' 기억하십니까?
긴 세월을 이기지 못해 그동안 고장과 수리를 반복해 왔는데, 3년에 걸친 체계적인 보존 복원 끝에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종소리와 함께 성대한 점등식의 서막이 열리고.
["와아~~~"]
찬란한 빛의 향연 속에서 잠들어 있던 거대한 기념비에 불이 켜집니다.
모니터 1,003대를 쌓아 올린 백남준의 대작 '다다익선'이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순간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만든 이 작품은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징이었지만, 수명을 다한 모니터가 하나둘 고장 나면서 갈수록 원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대대적인 보존 복원 계획이 마련됐고, 제막식이 열린 1988년 9월 15일 바로 그 날짜에 맞춰 3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고쳐 쓸 수 있는 브라운관 모니터 737대는 수리하고,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된 266대는 평면 모니터로 바꿨습니다.
[권인철/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원형에 최대한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서 원래 CRT 모니터 케이스를 유지한 채 내부의 LCD 평면 디스플레이만 교체하는 식으로 복원을 완료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냉각설비 등 보존환경을 개선하고, 영상 8편은 디지털로 변환해 영구 보존합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주 4일, 하루 2시간씩만 가동합니다.
[권인철/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모니터 중고품이나 새 제품을 지속해서 확보할 예정이고요. 다른 대체 디스플레이 연구를 지속하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합니다."]
재가동에 맞춰 '다다익선'의 34년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회도 열립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다채로운 자료들은 물론 백남준 작가와 인연을 맺은 이들의 생생한 증언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김형기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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